전북특별자치도가 새만금 일대에서 안티드론 기술 임시 실증을 먼저 추진하기로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업화의 바로 전 단계인 상설 실증센터가 아닌데, 전북자치도는 다른 기관의 유치 신중론을 따라 개발 단계와 전파 안전을 고려한 시험단계로 볼수있는 한시적 실증을 하고 안티드론의 기술성과 안정성을 검증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임시실증이 상설 실증 후 지역을 기반으로 한 산업화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여서 단순 전북이 AI에 이어 단순 ‘테스트 베드’ 지역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북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위사업청, 새만금개발청 등은 지난 17일 서울에서 ‘새만금 내 안티드론 임시 실증을 위한 관계기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새만금 일대에서 안티드론 기술·장비의 시험과 검증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에는 주요 방산기업과 관련 기관들이 함께 참여해, 드론 위협 대응을 위한 탐지·무력화 기술을 실제 환경에서 시험할 수 있는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방사청은 그간 시험장 부족으로 장거리 안티드론 성능 입증에 제약이 있었던 만큼, 광활한 새만금 부지를 활용한 시험 여건 확보에 의미를 두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실증 과정에서 전파 혼·간섭을 방지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 국민 안전과 통신 환경 보호를 총괄할 예정이다.
도가 ‘임시 실증’이라는 방식을 택한 배경에는 상설 실증센터 설치에 대한 새만금개발청의 신중한 기조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발청은 아직 개발이 본격화되지 않은 부지 특성과 전파 안전, 관광·산업·도시 개발 방향과의 충돌 가능성 등을 고려해 상설 시설 설치에는 부담이 있다는 입장을 도에 전해 왔다.
이에 도는 상설 시설을 전제로 한 유치 경쟁보다는, 한시적 실증을 통해 전파 안정성과 기술 실효성, 개발과의 공존 가능성을 먼저 검증한 뒤 성과를 토대로 상설화나 확대 여부를 판단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개발 공백기에 이뤄지는 임시 실증은 과거 새만금에서 진행된 각종 촬영·실험 사례와 유사한 방식으로, 관리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지역 사회에서는 이번 실증이 단기 시험에 그칠 경우, 과거처럼 산업 연계로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전북은 그동안 대규모 국책사업과 첨단기술 실증에 잇따라 참여했지만, 실증 이후 기업 상주나 생산·연구 인프라 구축으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를 반복해 왔다. 기술 검증은 전북에서 이뤄졌지만, 사업화와 일자리 창출은 다른 지역의 몫이 되는 구조가 고착됐다는 지적이다.
다만 도는 이번 안티드론 실증의 경우 중앙부처와 방사청, 방산업계가 동시에 참여하는 협력 구조인 만큼, 실증 이후의 활용 가능성을 이전보다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이번 안티드론 임시 실증은 상설 유치를 전제로 한 선언이 아니라, 기술성과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실증 결과를 토대로 관계부처와 협의를 이어가고, 새만금이 방산·대테러 기술 실증과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