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소감 : 소설] 설레는 모험의 시작

소설 부문 당선자 양준희 씨

저는 소설 쓰기를 일종의 모험이라고 생각하기를 좋아합니다. 저의 무기는 칼 대신 한갓 텍스트고, 적수는 용이 아니라 생의 무의미와 불가해함이겠고요. 그 여정에는 곳곳에 의심과 무기력, 게으름, 무엇보다도 두려움이 매복해 있습니다. 한 발 한 발 두려움을 이기고 여기까지 오는데 혼자 힘으로는 어림없었습니다.

온라인에서 만난 몇 분의 스승님들, 특히 소설에 대한 진지함과 애정을 배운 하성란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첫 소설부터 곁에서 함께해준 유재연 작가님과 합평 멤버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저의 첫 독자가 되어준 딸과 묵묵히 지지해준 남편에게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저의 등단을 기뻐해주셨을 돌아가신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이로써 “글은 계속 썼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남기신 아버지께 마음의 빚을 조금은 갚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발짝 뗄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신 전북일보와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든든한 뒷배를 얻은 기분입니다.

죽음의 순간을 상상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본 다음, 다시 지금의 자리로 돌아온다면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상상해봅니다. 오래오래 작가로 살고, 그간의 삶을 돌아보는 제 모습을요. 미래의 제가 지금의 저에게 말합니다. 어쩌면 앞으로 더 큰 상을 받거나 독자의 사랑을 받는 작품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 해도 처음 등단 소식을 알게 된 지금 순간만큼 기쁘고 설레지는 않을 거라고요. 그러니 지금 할 일은 그저 겸허히, 순진무구하게 기뻐하는 일이라고 말하네요. 실컷 기뻐하고 나서,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행장을 추스르고 텍스트의 모험에 뛰어들려 합니다. 이 모험이 오래도록 끝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양준희씨는 1968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언어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을 수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