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투명 페트병 분리 제대로 하자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제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투명 페트병에 대해 분리배출을 의무화한 제도다. 2020년 말 환경부가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을 시행한 지 꼭 5년이 지났다.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은 30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시행 중이며 150 이상 ~299가구 아파트 단지라도 엘리베이터가 설치됐거나 공동난방을 한다면 의무화 대상이다. 분리배출 방법은 색이 없는 투명 페트병을 내용물을 깨끗이 비운 뒤, 라벨을 제거하고, 뚜껑을 닫아 찌그러트린 뒤 ‘무색(투명) 페트병 전용 수거함’에 따로 버려야 한다. 하지만 이 제도가 도입된지 만 5년이 지났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 논란이 일고있다. 쉽게말해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보가 최근 전주시 일대에 대해 몇곳의 다세대 주택 분리수거장 등을 현장 취재한 결과 원래 규정에 맞지않는 투명 페트병 분리제도가 시행중인것이 확인됐다. 수거함에는 투명 페트병만 버리도록 표지가 붙어 있었으나 내부에는 라벨이 제거되지 않은 페트병과 플라스틱 통이 섞인채 배출되기 일쑤였고 배달 음식 용기가 내부 음식물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상태로 버려지는 경우도 많았다. 일부 페트병 내부에는 음료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이쯤되면 이 제도를 왜 도입했는지 의문이 제기될 법 하다. 규정상 투명 페트병 배출 시에는 내용물을 비운 후 라벨을 제거하고 배출해야 하며, 위반 시 최대 3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장을 보면 규정이 사문화 된지 오래임을 잘 보여준다. 재활용 공정 과정에서 재생 원료 품질을 높이려는 당초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움은 물론이다. 차제에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제도를 그대로 실시할지 여부에 대해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당초 취지에 맞게 페트병 라벨을 제거하는 등 제대로 하는 이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려면 지금처럼 수거함에 막무가내식으로 뒤죽박죽으로 버리는 관행이 확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기에 앞서 우선 당장은 시민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며 관련 기관에서는 페트병 수거 체계를 더 명확하게 정립하는 등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