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복귀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국민 통합’과 ‘민주주의 회복’을 핵심 메시지로 던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의 가장 큰 책임은 국민 통합”이라며 “최종 권력을 쟁취하는 과정에 함께 한 세력만이 모든 것을 누리고 그 외에는 모두 배제하면 정치가 아니라 전쟁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란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권한을 가졌다고 해서 사회를 통째로 파랗게 만들 순 없다”며 “내 의견과 다른 집단을 다 제거하고 모든 것을 갖겠다는 극단적 처사가 바로 내란”이라는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푸른색을 상징해 집권한 세력인데, 무지개 색을 다 섞어 검은색이 되듯이 만들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잡탕을 만들자는 건 아니고 우리가 가진 원리와 원칙,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인재도, 운동장도 넓게 쓰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출신인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두고 여권 내부의 불만과 야당의 반발이 이어지자 직접 ‘국민 통합’의 진정성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언론이 ‘보수에만 자리 다 주면 집권에 도움 주는 사람은 뭐냐’는 이상한 기사도 쓰던데, 다 주기는 뭘 다 주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어 “연말연시이기도 하고 국내외적으로 이런저런 일들이 많다 보니 대통령이라는 직책이 어떤 것인지, 뭘 해야 하는지 자꾸 생각하게 된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이번 각료 지명이나 인사에 있어서 참으로 고려할 게 많다는 점을 생각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청와대로 옮긴 뒤 처음으로 국무회의가 열린 것과 관련해 “청와대 복귀는 헌정질서 유린으로 얼룩진 용산 시대를 마무리하고 국민주권과 민주주의가 제자리를 찾았다는 점을 상징하는 이정표”라고 말했다.
“공간적 여유가 생기니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다”는 농담을 던진 이 대통령은 “이번 복귀를 계기로 국정의 중심은 국민이고 국정의 완성도 국민을 통해 이뤄진다는 원칙을 더욱 단단히 하겠다”며 국민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약속했다.
또 전날 1주기를 맞은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서는 희생자 179명의 명복을 빌면서 “국민 안전의 최종 책임자로서 유가족 여러분께 거듭 깊은 위로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참사 이후 대책 마련 속도에 대해 “제가 보기에도 너무 느리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가장 필요한 일은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는 피해자들의 호소에 말이 아닌 책임 있는 행동으로 답하는 것”이라며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진상조사를 위한 제도 개선과 세심한 유가족 지원 대책을 주문했다.
서울=김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