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와 전남도가 행정통합 추진을 공식 선포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광역단체 통합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히면서 전국적으로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가운데 전북지역에서도 오랜 숙원과제였던 완주군과 전주시의 행정통합 논의가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지자체 간 행정통합이 추진되는 지역은 완주·전주와 충북 음성·진천 등 2곳이다.
그러나 완주-전주 통합을 둘러싼 지역 간 입장차는 여전히 크다. 최근 KBS 전주방송총국 의뢰로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완주군민의 65%가 통합을 반대한 반면, 전주시민은 83%가 찬성해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이 같은 온도차는 통합 논의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완주군은 자치 재정 악화 우려, 복지 혜택 축소, 혐오시설 이전 가능성 등을 우려하며 강한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전주시는 지역 소멸 위기 극복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통합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하는 전북 타운홀미팅을 완주·전주 행정통합의 마지막 최대 변수로 관측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광역단체 통합에 속도를 내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전북 방문 시 완주-전주 통합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타운홀미팅에서 완주-전주 통합을 언급한다면 지역 사회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며 “다만 완주 군민 65%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통합 추진 메시지를 보낼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만약 대통령이 통합을 적극 지지하는 발언을 할 경우 지역 내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지만, 완주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질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완주-전주 통합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완주 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고 실질적인 이익을 보장하는 방안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광주·전남 사례가 성공적으로 추진되더라도 전북에서는 완주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며 “통합 논의에 앞서 완주군민들이 우려하는 복지혜택 강화, 재정 배분 등에 대한 명확한 비전 제시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행정 효율성만을 내세워서는 주민 설득이 어렵다”며 “통합 이후 완주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발전 계획과 투자 약속, 주민 참여형 거버넌스 구축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정부의 지원 의지와 별개로, 지역 주민들의 민주적 합의 없이는 통합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달 개최가 유력한 타운홀미팅에서의 대통령 발언과 이후 여론 추이가 주목된다.
완주-전주 통합은 1997년, 2009년, 2013년 세 차례에 걸쳐 시도됐으나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특히 2013년 주민투표에서는 완주군민의 55.3%가 반대해 통합이 좌절됐다.
이번에는 이재명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광주·전남의 통합 선포라는 분위기 속에서 네 번째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육경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