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중장년 귀환 시대의 노인친화도시

 

청년이 떠나는 전북에 그들이 돌아온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이다. 통계로 확인되는 전북의 중장년층 귀환은 최근 몇 년 사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이다. 타지에 정착했던 중장년층이 정년퇴직, 삶의 전환을 계기로 다시 전북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인구이동의 방향 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회미래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2020~2024년)간 1000가구가 넘는 중장년층이 전북에 유입됐다. 단순한 주거이동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 도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이기도 하다.

지난 2024년 12월, 대한민국은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면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전북은 노화가 더 심각하다. 같은 시기, 노인인구 비율이 25.23%에 달했고, 지난해 7월 기준으로는 25.98%까지 높아졌다. 지금 전북도민 4명중 1명이 65세 이상의 노인이다. 이런 추세라면 2045년에는 전북의 노인인구 비율이 41.9%에 이를 것이라는 통계청의 분석도 나왔다.

이처럼 ‘소거노래(少去老來)’ 현상이 계속되면서 전북은 급속하게 늙어가고 있다. 청년 유출은 단순한 인구이동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재편하는 신호다. 지역의 미래를 고려할 때 분명한 위기다. 물론 청년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이어졌다.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청년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었다. 막대한 재정이 투입됐지만 청년층 유출은 멈추지 않았고, 도내 대다수 시·군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는 현실에 놓였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 이미 한참이나 늙어버린 지역사회를 뒤로 돌리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거스를 수 없는 초고령사회,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고령친화도시’ 정책을 펼쳐할 때다. 고령친화도시는 노인이 건강하고 활력 있는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정책과 사회 인프라, 서비스 등이 조성된 도시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해 ‘WHO 국제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 도시는 여전히 청년 중심의 성장 담론과 초고령사회의 현실 사이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중장년층 귀환은 곧 노인인구 증가로 이어진다. 이는 복지수요 확대를 의미하지만, 동시에 도시 전반의 설계 전환을 요구한다.

전북지역 각 시·군에서도 노인친화도시를 지향하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 경로당 확충이나 복지예산 증액에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고령자가 일상적으로 이동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 지역 안에서 역할을 찾고 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노인친화도시 조성은 복지를 늘리는 행정이 아니라, 노인의 일상을 기준으로 도시를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