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님이 우리 학교에 오셨어요.”
전북특별자치도 장수군 산골 학교 교실에서 ‘TV 속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장수교육지원청이 운영하는 ‘장수人 만나다’ 진로 특강이 단발성 행사를 넘어 아이들의 진로관을 바꾸는 ‘인생 수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장수군 번암 출신 이강만 한화커뮤니케이션위원회 사장과 추영곤 장수교육지원청 교육장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인구 감소와 교육 기회 격차라는 이중 위기에 놓인 지역에서 자란 아이들이 더 넓은 세상을 향해 꿈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지난해 4월 이강만 사장의 첫 특강을 시작으로 서울대 수의과대학 장구 교수, 요기요 권효준 HR본부장, 박용진 전 국회의원이 차례로 강단에 올랐다.
강연은 단순히 ‘성공 스토리’를 말하지 않았다. 실패의 순간과 선택의 갈림길, 다시 일어선 과정까지를 솔직하게 풀어내며 학생들과 깊이 호흡했다.
첫 포문은 지난해 4월 10일 장수중학교에서 열렸다. 이강만 사장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이해하는 것이 진로 설계의 출발점”이라며 자기 탐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차 강연은 7월 21일 산서중·고등학교에서 진행됐다. 서울대 장구 교수는 ‘인간과 동물을 잇는 수의학’을 주제로 강연하며 수의학의 미래 가능성과 직업 세계를 소개했다. 일부 학생들은 강연 이후 진학 상담으로까지 이어가며 진로 설계를 구체화했다.
3차 강연은 10월 30일 전북유니텍고에서 열렸다. 요기요 권효준 본부장은 글로벌 플랫폼 산업의 변화 속에서 요구되는 미래형 인재상을 제시하며 “도전과 학습을 멈추지 않는 태도가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4차 강연은 12월 19일 장수고등학교에서 박용진 전 국회의원이 맡았다. ‘정치라는 직업’을 주제로 한 질의응답 중심의 참여형 강의는 학생들의 사회 참여와 공공 리더십에 대한 인식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이 같은 ‘희망의 릴레이’는 2026년에도 이어진다.
오는 3월 양종구 동아일보 기자를 시작으로 박성희 인사혁신처 국장, 정세균 전 국무총리, 최형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선수가 차례로 교실을 찾을 예정이다.
이강만 사장과 추영곤 교육장은 “선배들의 진정성 있는 조언이 아이들의 진로 선택에 실제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며 “장수의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출향 인사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수=이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