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연금 앞장서 전북금융중심지 이끌라

전북의 제3금융중심지 지정 신청이 해를 넘기도록 표류하고 있다. 금융당국에 제출할 신청 일정은 아직도 확정되지 못한 채 금융위원회와의 협의만 이어지고 있다. 전북도는 당초 전북혁신도시와 만성지구 일대 3.59㎢를 중심으로 자산운용·농생명 특화 금융중심지 개발계획을 제시해 왔다. 그러나 금융위는 자산운용 중심 비전에는 공감하면서도, 금융 생태계 전반에 대한 구체성과 실행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전북이 어떤 금융중심지가 될 것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진 것이다. 전북 금융중심지 구상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불가피해졌다.

전북 금융중심지 논의의 출발점이자 핵심 축은 단연 국민연금공단이다. 2017년 기금운용본부 이전 당시 600조 원대였던 연기금은 1400조 원을 넘는 글로벌 연기금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그 위상에 걸맞은 지역 자산운용 생태계는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일부 글로벌 금융기관이 전주에 사무소를 열었지만, 대부분 정보 전달이나 수탁 지원에 그치는 소규모 연락사무소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연기금의 규모와 영향력이 지역 경제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국민연금이라는 단일 기관만으로는 자산운용 생태계 조성에 분명 한계가 있다. 한국투자공사 등 주요 공공·공제 금융기관의 이전과 연계를 통해 집적 효과를 만들어야 한다. 금융위가 요구한 보완 사항도 분명하다. 전북이 자산운용 중심지로서 어떤 금융기관과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 전문 인력과 기업 유입은 어떤 방식으로 이끌어낼 것인지에 대한 실천 계획이다. 선언적 청사진이 아니라 연도별 목표와 성과 지표, 점검 체계를 담은 실행 로드맵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의 역할이 중요하다. 전북 금융중심지의 정체성과 국가적 필요성을 가장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앞장서 금융기관 연계 모델을 제시하고, 자산운용 기능의 단계적 지역 확장을 주도할 때 비로소 전북 금융중심 지 논의는 현실성을 갖게 된다. 정치권과 도의 기민한 대응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정치권과 도의 기민한 대응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일정이 늦춰지는 동안 전략을 재정비하는데 소홀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금융중심지 지정은 중장기 과제지만, 준비와 실행까지 느슨해져서는 안 된다. 이제 답해야 할 차례다. 전북 금융중심지의 문은 국민연금이 앞장설 때 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