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광역 행정통합을 전제로 대규모 재정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전북의 완주·전주 통합이 정부 지원 구도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둘러싼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대전·충남, 광주·전남처럼 광역 단위 통합을 전면에 내세운 지역이 정부 정책의 중심에 선 반면, 시·군 통합에 머물러 있는 전북은 통합 구상의 확장성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6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대전·충남, 광주·전남 통합 특별시에 대해 각 단체당 최대 20조 원 규모의 재정·행정 인센티브를 단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준하는 행정·재정 특례와 공공기관 이전 우선권을 부여하고, 행정통합 교부세 신설과 기업 입주 인센티브, 규제 완화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발표는 지방소멸 대응과 권역 경쟁력 강화를 핵심 국정 기조로 내세운 이재명 정부의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다만 연간 수조 원에 달하는 재원을 장기간 투입하는 방안인 만큼, 실제 집행 과정과 재원 마련을 둘러싼 논의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전북 지역에서는 완주·전주 통합이 오히려 현실적인 선택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광역통합은 재정 부담과 정치적 조정 비용이 큰 반면, 시·군 통합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행정 효율성과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도내 한 행정학과 교수는 “광역통합 지원 구상은 규모가 큰 만큼 정치적·재정적 부담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시·군 통합은 정부 입장에서도 실행 가능성과 정책 효과를 함께 검토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전북의 통합 구상이 지나치게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완주·전주 통합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새만금특별자치체(군산·김제·부안)나 익산까지 아우르는 중·장기 권역 통합 비전을 함께 제시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는 광역통합을 전면에 내건 정부 기조와 비교하면, 전북은 통합의 ‘다음 단계’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에서 나오고 있다.
재정 지원 규모를 둘러싼 기대와 현실의 간극도 변수다. 정치권과 지자체 안팎에서는 통합 특별시의 경우 연간 수조 원대 지원이 거론되는 반면, 시·군 통합 모델에는 연간 1조 원 안팎이 현실적인 지원 상한선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기존 행정체제 개편 인센티브에 추가 지원이 더해질 경우, 지원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도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부는 통합에 응답하는 지역에 재정과 권한을 집중하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했다”며 “완주·전주 통합을 출발점으로 삼되, 전북 전체를 묶는 권역 단위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이번 정부 기조에서도 중심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이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