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북, 광역통합시대 들러리 우려된다

정부가 광역지자체의 행정통합에 힘을 실어주면서 여기에 합류할 수 없는 전북과 강원, 제주 등 특별자치도는 소외되고 있다. 특히 전북과 같은 안팎으로 고립무원의 특자도는 들러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전북의 현안인 완주·전주 통합의 경우 비록 기초단체 간 통합이지만 통합이 성사될 경우 광역지자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했으면 한다.

올들어 대전·충남에 이어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으며 대구·경북도 이에 가세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 5극3특으로 요약되는 지역발전 공약을 내놓았으며 취임 이후 국정과제로 채택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전국을 5개 초광역권(수도권·중부권·대경권·호남권·동남권)과 3개 특별자치도로 재편해 국가균형발전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는 수도권 일극 체제의 역기능과 급격한 인구감소에 따른 지방소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묻어있다. 통합을 통해 인구, 재정, 산업 등을 묶어 체급을 키워야 지방이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연간 최대 5조원, 4년간 20조원의 재정지원과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대우, 2차 공공기관 우선 이전, 산업 활성화 등 통합특별시에 대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지방선거 전에 통합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만큼 대규모로 지원하겠다”고 밝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광주·전남은 광역의회 의결 등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 같은 큰 흐름 속에 전북의 입지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대전·충남과 광주·전남이라는 큰 함대 사이에 낀 조각배 신세다. 그나마 내부 갈등으로 물이 줄줄 새는 난파선 같은 조각배다. 같은 호남권인 광주·전남에 승선할 수 없고 더더욱 대전·충남에 승선할 수도 없는 난처한 입장이다. 강소도(強小道)로 거듭나야 하나 그것도 쉽지 않다. 완주·전주 통합, 새만금특별지자체 결성, 피지컬 AI 부지 선정 등 어느 하나 시원하게 되는 게 없다. 정부는 완주·전주 통합 시 통큰 인센티브를 약속하고, 도내 정치권은 해체 위기에 놓인 전북의 미래를 위해 대승적 자세로 양보와 협력을 했으면 한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