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지적에도 태도 그대로인 공공기관 엄히 제재" 공직 기강 잡기

국무회의서…공공기관 및 국무위원 향해 강도 높은 질책 “민간 무인기 북침은 전쟁 개시 행위... 안보 구멍 철저히 수사” “상하이 임정청사 정부 발상지... 효창공원 국립공원화 검토”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의 안일한 업무 태도와 공직 기강 해이를 강하게 질책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장관들의 업무보고 과정을 언급하며 “대통령이 지적했는데도 여전히 장관이 다시 보고받을 때 똑같은 태도를 보이는 곳이 있더라”라며 불편한 심정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어디라고 말은 안 하겠지만, 이런 데는 할 수 있는 제재를 좀 하도록 하라”며 “공공기관이 정부보다 집행예산이 많으면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정신 차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등에서 태도 문제를 지적받았던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질책은 국무위원들에게도 이어졌다.

조현 외교부 장관의 보고 도중 자료 송출 방식의 무성의함을 지적하며 "생중계 카메라가 발언자만 비추지 말고 화면에 띄운 자료 내용도 촬영해 보여줘야 한다. 국민이 다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고 있는데 정성스럽게 하라”고 주문했다.

또 재외공관 주재관의 비위 보고에 대해서도 “장관님도 혼자 꿀꺽 삼키고 넘어가면 어떡하냐. 공직기강에 관한 문제인데”라며 주의를 줬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6개월 후 다시 업무보고를 받기로 한 것과 관련해 “그때는 이번처럼 ‘스크린’하는 정도가 아니라, 제대로 하고 있는지 확인해서 문책할 것”이라며 “기존 문제를 방치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데 하지 않거나 좋은 제안을 묵살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챙겨보겠다”고 예고했다.

안보 이슈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최근 발생한 민간 무인기의 북측 침투 사건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민간인이 멋대로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시켰다는 것인데, 이는 전쟁 개시 행위나 마찬가지다. 북한에 총을 쏜 것과 똑같이 않느냐”라며 “국가기관이 연관돼 있다는 설도 있는 만큼 철저히 수사해 다시는 이런 짓을 못하게 엄중히 제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최첨단 과학기술 국방역량이 발전한 상태에서도 무인기가 몇 번이나 넘어가는 것을 체크하지 못한 것은 (감시망에) 구멍이 났다는 뜻”이라며 질책하기도 했다.

동시에 “불필요하게 남북 간 대결 분위기가 조성되면 경제에도 악영향이 생기지 않나. 남북 사이에 신뢰가 깨지지 않도록 관리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역사적 자산의 보전과 활용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지시가 내려졌다.

이 대통령은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를 “대한민국 정부의 발상지”라고 규정하며, 외교부가 중국 정부와 보전협약을 체결할 것을 제안했다.

또 현재 중국의 선의나 민간 기업의 지원에만 의존하는 관리 방식을 지적하며 세밀한 관리를 주문했다.

이와 함께 김구 선생 등 독립유공자가 안장된 용산 효창공원을 언급하며 “너무 음침하다. 국민이 즐거운 마음으로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국립공원 전환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이날 전국적인 한파와 관련해 “추우면 배고플 때만큼 서럽다”며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의 동파 사고와 안전 문제를 꼼꼼히 챙길 것을 당부했다.

또 일본 총리와의 셔틀 외교와 관련해 고향인 안동에서의 회담 가능성을 언급하며 정상급 의전에 걸맞은 숙박 시설 보완 등을 사전에 준비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서울=김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