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와 청년층 유출로 전북의 오피스텔 매매와 전세가격이 내리막을 치닫고 있다. 반면 월세만 오르는 불균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5년 4분기 오피스텔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전분기 대비 0.30% 하락했고 전세가격도 0.17% 내렸다. 반면 월세가격은 0.52% 오르며 상승 폭이 더 커졌다.
지역별로 보면 지방의 하락세가 수도권보다 더 뚜렷했다. 4분기 기준 지방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0.77% 하락했고, 전세가격은 0.49%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서울은 매매와 전세 모두 상승세를 보이며, 수도권과 지방 간 시장 온도 차가 더욱 벌어졌다.
전북도 이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전북은 주거 수요가 전주에 쏠린 반면, 군산·익산 등에서는 공실과 공급 부담이 누적되면서 오피스텔 시장 전반의 체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매와 전세 모두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거래는 줄고, 임대시장에서는 월세 전환만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지방의 전월세전환율은 7.12%로 수도권(6.33%)보다 높게 나타났다. 매매와 전세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임대인들이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뜻이다.
수익률 역시 지방이 6.13%로 수도권(5.54%)보다 높았지만, 이는 가격 하락 속에서 나타난 ‘명목상 수치’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북 지역 중개업계에서는 “전주 일부를 제외하면 매수 문의가 거의 끊긴 상태”라는 말이 나온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오피스텔을 사려는 수요는 없고, 기존 보유자들도 가격을 더 낮추기 싫어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라며 “결국 임대는 월세 위주로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이 1~2인 가구의 주거 대체재 역할을 해왔지만, 전북에서는 이 기능마저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구 감소와 청년층 유출, 기존 아파트 전세·월세 시장과의 경쟁이 겹치면서 오피스텔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의 오피스텔 시장은 지금, ‘사는 시장’에서 ‘버티는 시장’으로 옮겨가는 과도기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매매와 전세가 동시에 식어가는 상황에서, 월세만 오르는 구조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방 오피스텔 시장은 이미 투자 대상이 아니라 관리 국면에 들어섰다”며 “전북처럼 수요 기반이 약한 지역은 공급 조절과 함께 주거 기능 재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