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아침을 여는 시] 오줌의 색 - 이현승

아픈 사람을 빨리 알아보는 건 아픈 사람,​

호되게 아파본 사람이다.

한 사나흘 누웠다가 일어나니

세상의 반은 아픈 사람,

안 아픈 사람이 없다.

정작 아픈 사람은 한 손으로 링거 들고

다른 손으로는 바지춤을 잡고

절뚝절뚝 화장실로 발을 끄는데

화장실 앞 복도엔 다녀온 건지 기다리는 건지

그 사람도 눈꺼풀이 무겁다.

방금 누고 온 오줌과 색이 똑같은

샛노란 링거액들은 대롱대롱 흔들리고

통증과 피로의 색이 저렇듯 누렇겠지 싶은데​

몽롱한 눈으로 링거병을 보고 있자니

위로받아야 할 사람이 위로도 잘한다는 생각.​

링거병이 따뜻하게도 보이는 것 같다.

SNS에는 화려함이 가득하지만, 주변에 아픈 사람이 생기면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 찬 듯 느껴집니다. ​환자의 고통을 나타내는 소변과 치유를 위한 링거액이 같은 노란빛인 것처럼, 시인은 통증과 치유가 결국 하나임을 깨닫습니다.​고통을 겪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아픔을 먼저 감각하니까요. 병든 어머니를 돌보는 후배를 만났을 때, 우리는 말없이 서로의 고단함을 읽어냈습니다. (저도 아픈 가족이 있거든요.) 위로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저를 먼저 걱정하는 후배를 보며, 상처받은 이들의 위로가 마치 따뜻한 ‘링거병’처럼 위태해 보이는 세상을 그나마 지탱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변에 아픈 이들이 많아 저도 마음이 아픕니다. / 박태건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