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땅이/ 나의 하늘과 만나고/ 나의 땅이 당신의 하늘과 이어져/ 우리는 우다이푸르에 함께 있습니다/ 피촐라 호수에/ 해가 뜨고 질 때까지/ 나의 사랑이 당신에게 흘러가기를 기원합니다/ 나의 세상은 이제부터 당신과 함께입니다/ 나도 당신의 꿈이 되겠습니다/ 이 아름다운 시간을 당신과 함께할 수 있어/ 내 인생은 더 빛났습니다/ 덕분에 나는 더 선한 사람이 되었습니다”(시 ‘눈길 좀 주세요’ 전문)
‘언젠가는 가야겠다고 생각만 했던 곳.’ 장창영 작가에게 인도는 쉽게 발을 내딛지 못한 채 오랜 시간 마음에만 머물러 있던 장소였다. 그런 그가 펴낸 신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인도>(인간과 문학사)는 조드푸르에서 아그라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따라, 그가 몇 년 동안 가슴에 품어왔던 인도를 비로소 세상으로 꺼내놓은 기록이다.
‘1부 당신의 조드푸르’, ‘2부 우다이푸르, 거기’, ‘3부 아, 타지마할’, ‘4부 델리를 만나거든’ 등 총 4부로 구성돼 6편의 작품을 담고 있는 시집은 여행지의 정보나 화려한 풍경보다, 떠나기까지의 망설임과 그곳에서 마주한 감정의 결을 차분히 따라간다. 낯선 땅 앞에서 느낀 두려움과 조심스러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걸음을 옮기며 조금씩 내려놓게 되는 마음의 무게가 담담한 문장으로 이어진다.
더불어 인도 여행 중 작가가 직접 겪은 시시콜콜한 일화 역시 사진과 글 등을 통해 작품에 녹아있어, 책장을 넘기는 독자로 하여금 뭉근한 미소를 짓게 한다.
장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못난 내게 와주어 고맙고 감사해서 오늘은 찔끔, 눈물이 난다”고 적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인도를 ‘정복’하거나 ‘이해’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과정에 가까운 고백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이 여행기는 낯선 나라에 대한 기록이면서 동시에 한 사람의 내면을 통과한 시간의 흔적으로 읽힌다.
이번 시집은 ‘가야만 했던 곳’을 다녀온 뒤에야 비로소 완성된 이야기인 만큼 쉽게 떠날 수 없었던 여행이었기에, 이 책은 더 조심스럽고 진솔한 울림으로 독자에게 다가간다.
작가는 전주 출신으로 전북일보·불교신문·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돼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사업과 전주도서관 출판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저서로는 시집 <동백, 몸이 열릴 때>, <우리 다시 갈 수 있을까>, <여행을 꺼내 읽다>, <나무의 속살을 읽다>가 있으며 인문서로 <나무의 문을 열다>, <디지털문화와 문학교육> 등이 있다.
전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