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남원 모노레일 500억 참사, 시민은 분노한다

김대규 남원발전연구소부소장‧남원미래연합의원이사장‧법학박사

2026년 1월 29일, 대법원은 남원춘향테마파크 모노레일 사건에서 남원시의 최종 패소를 확정했다. 남원시와 민간개발사업자 간의 실시협약은 유효하고, 지방의회 의결을 거친 행위의 대외적 효력까지 부인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남원시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다. 문제의 핵심은 남원시가 사용‧수익 허가를 지연시키고 사업을 중단함으로써 계약을 어겼다는 데 있다. 결국 남원시는 원금 405억 원에 연 12% 이자를 더한 500억 원대의 배상금을 시민의 혈세로 떠안게 됐다. 

​이 사업은 전임 시장의 주도로 시작돼 시장 교체와 책임 떠넘기기가 반복된 끝에 남원시는 재정 파탄의 벼랑으로 몰렸다. 이는 시장, 의회, 공무원이 함께 만든 행정 실패이자 정책 붕괴다. 이 사태의 실체와 책임자를 단호히 밝혀야 한다.

첫째, 재정 파탄의 전모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남원시의 재정자립도는 8.9%로 전국 최하위권이다. 이 열악한 형편에서 500억 이라는 거금은 시민의 숨통을 죄는 족쇄이다. 복지, 교육, 청년, 노인, 도시인프라 예산을 잠식할 것이 분명하다. 시는 향후 5년, 10년 단위의 변제 계획과 어떤 사업들을 포기할 것인지, 재원 조달 방안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남원시민은 이 모든 과정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둘째, 행정과 정치적 책임자를 밝혀라.

모노레일은 사업구상, 협약체결, 의회의결, 중단결정, 상고과정에 수많은 사람이 관여한 사업이다. 투자심사와 법적 검토는 적정했는가? 협약조항은 왜 이렇게 남원시에 불리하게 작성되었는가? 당시 찬성한 시의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결정을 내렸는가? 그 결과에 따라 징계·인사조치·구상권 청구 등 실질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해 침묵하는 지역 정치인과 국회의원도 명확한 입장과 대응 방안을 속히 제시하여야 한다.

셋째, 대형 사업 계약 시스템을 백지에서 다시 세워라.

건축·관광·환경 등 대규모 사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시장 교체 때마다 정책이 바뀌는 구조를 그대로 둔다면 제2의 모노레일 사태는 또다시 재현될 것이다. 앞으로 모든 민간투자, 개발사업은 타당성 조사, 재정심사, 공개토론, 외부 전문가 자문을 의무화해야 한다. 협약 문구 하나까지 점검해, 원칙이 철저히 작동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넷째, 남원시민은 행동으로 심판하라.

다가오는 6월3일 지방선거에서 남원 시민은 시장, 시의원, 도의원 후보에게 모노레일 사태에 대한 평가와 재발 방지 대책을 구체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구호만 번지르르하고 정책도 대안도 없는, 자리만 지키고 제 역할은 하지 않는 이른바 시위소찬(尸位素餐)형 후보는 과감히 떨어뜨려야 한다.

다섯째, 주민감사와 주민소송으로 책임을 물어라.

주민소송은 지방자치단체의 위법 행위나 예산 낭비에 대해 주민이 직접 책임을 묻는 제도다. 모노레일 협약 체결, 사업 중단, 상고 결정 과정에서 위법·부당한 점이 있었다면 주민감사를 청구하고, 그 결과 위법성이 확인될 경우 주민소송과 구상권 행사를 통해 책임자에게 합당한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

이 사업은 전임 시장이 시작했지만, 그 대가는 남원 시민의 분노와 좌절, 허탈감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책임 추궁이야말로 또 다른 모노레일 사태를 끊어내는 유일한 길이다. 그것이 남원을 다시 세우는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