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례 좌초됐던 더불어민주당의 ‘1인1표제’ 당헌개정안이 의결되면서 전북 지방선거 구도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모양새이다.
당 대표·최고위원 선거에서 대의원 가중치를 폐지하고 권리당원에게 동일한 1표를 부여하는 당헌확정으로 지방선거에는 직접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그동안 대의원과 지역 조직을 중심으로 작동해 온 공천 공식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2~3일 중앙위원회 투표를 통해 1인1표제 도입을 최종 의결했다. 지난해 12월 한차례 부결된지 2번째 만이다
재적 중앙위원 과반 찬성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오는 8월 전당대회부터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정청래 당 대표는 “당원 주권을 실현하는 역사적 전환점”이라며 제도 개편의 의미를 강조했다. 특히 현재 당원 지지세가 강한 정 대표에게는 유리한 연임 환경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변화는 전당대회 전에 열리는 지방선거 공천 구도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북은 민주당 권리당원 수가 35만여 명에 달하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당원 밀집 지역이다.
선거후에 열리는 당 대표, 최고 위원 선거라 해도 기존처럼 대의원과 지역위원회, 조직을 중심으로 표를 관리해 온 방식으로는 경선 결과를 예측하거나 통제하기 어려운 구조로 접어들수 밖에 없다.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의 당원 참여율과 여론 흐름, 온라인 반응 등이 핵심 변수가 될수 밖에 없는데, 기존 강자들도 안심하기 어려운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직력이 곧 경쟁력이던 기존의 경선 공식에 당원 1인1표제가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 대표 체제가 이번 성과를 발판 삼아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합당이 현실화될 경우 당원 구성과 경선 구도가 다시 한 번 재편되면서, 전북 지방선거 출마자들 간 공천 셈법은 한층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전북특별자치도 경선 구도 역시 1인1표제 도입의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제도 개편은 정 대표가 주도해 관철시킨 만큼, 지방선거 공천 역시 정 대표 체제의 기조와 공천 룰 아래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도내 정치권에서는 이원택 국회의원을 정 대표와 가까운 인사로, 안호영 국회의원을 이재명 대통령 체제와 호흡을 맞춰온 인물로 분류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김관영 지사 역시 민주당 복당 과정에서 당시 당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결단을 계기로 당에 복귀한 만큼, 정치적 궤적상 친명 진영으로 분류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같은 구조속 1인1표제가 적용되는 경선 구조에서는 특정 계파에 속하느냐보다, 세 후보 모두가 정청래 체제의 공천 룰을 어떻게 통과하고 수십만 명에 이르는 전북 권리당원 표심을 얼마나 폭넓게 흡수하느냐가 판세를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전북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인1표제는 단순한 선거 규칙 변경이 아니라 공천 권력의 중심을 근본적으로 옮기는 제도”라며 “도지사 선거뿐 아니라 시장·군수, 광역·기초의원 경선까지 지방선거 전반에서 판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이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