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명절인 설날을 앞두고 식품물가가 급등하면서 도민들의 밥상에 비상이 걸렸다.
쌀과 계란 등 필수 식재료를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차례상 부담은 물론, 명절 준비 전반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전주사무소가 발표한 ‘2026년 1월 전북특별자치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북지역 소비자물가짓수는 전년 동월대비 2.2% 상승했다. 이 가운데 생활물가짓수는 2.5% 올랐고, 특히 식품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3.4% 상승해 전체 물가상승률을 웃돌았다.
품목별로 보면 명절 수요가 집중되는 쌀과 계란, 과일류의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쌀 가격은 전년 대비 약 25% 상승했고, 사과 역시 15% 넘게 올랐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여파로 계란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며, 차례상에 빠질 수 없는 기본 식재료 대부분이 강세를 나타냈다. 군산에 거주하는 박모씨(30대)는 “예년과 비교해 쌀이나 계란 가격이 체감상 20% 이상 오른 것 같다”며 “명절을 앞두고 장보기가 겁날 정도”라고 말했다.
신선식품 가격도 불안정하다. 신선식품지수는 전월 대비 2.8% 상승했으며, 신선과실은 전년 동월 대비 5.6% 오르며 명절 과일세트 가격 부담을 키웠다. 반면 일부 채소류는 전년 대비 하락했지만, 전체적인 명절 상차림 비용을 낮추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정부도 설 성수기를 앞두고 가격 안정 대책을 내놓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축산물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2.1% 상승했다며,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쌀은 가공용 물량 추가 공급과 매입기준 완화로 수급 안정을 도모하고 있으며, 계란의 경우 신선란 수입과 가공품 할당관세 적용을 통해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사과와 배 등 과일류는 대체 품목 공급 확대와 할인 행사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체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전주시에 사는 김명자씨(50대·여)는 “정부 대책이 나온다고는 하지만, 당장 마트에서 느끼는 가격은 여전히 부담스럽다”며 “명절이 다가올수록 더 오르지 않을까 걱정되고, 이렇게 차례 비용이 오른다면 앞으로 차례를 지내는 것도 고민해 봐야겠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명절 수요와 기상 여건, 방역 변수 등이 맞물리면서 당분간 식품 물가의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설을 앞둔 도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단기 할인뿐 아니라, 보다 체감도 높은 가격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내 한 경제계 전문가는 “쌀·계란처럼 대체가 어려운 품목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 체감 부담은 통계보다 훨씬 크게 느껴진다”며 “명절 이후까지 가격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중장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