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계엄 이후 우리가 배우는 교실 민주주의 가치

전북교육청 ‘자율과 책임의 균형을 갖춘 민주시민교육’ 강조

전북교육청이 시민교육 강화를 위한 2025 헌법교육 특강을 실시하고 있다.

불법 비상계엄이 국가를 휩쓸고 지나간 이우 대한민국 사회는 모든 것이 변화되고 있다. 특히 일선 교육 현장에서도 민주시민이 갖춰야 할 덕목이 우선순위로 떠오르는 등 계엄의 여파가 교육 현장의 풍토도 바꿔놓고 있다.

교육기본법 제2조는 교육의 목적을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민주국가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지식 전달을 넘어, 공동체 속에서 책임 있게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시민을 기르는 일이 교육의 본질임을 뜻한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실력과 바른 인성을 키우는 전북교육’을 비전으로 삼고, 타인을 존중하고 공공의 가치를 실천하는 민주시민 양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헌법교육에서부터 학교 현장, 지역사회로 이어지는 민주시민교육 정책을 통해 전북교육이 그리고 있는 시민교육의 방향을 살펴본다.

△헌법교육으로 민주주의의 기초를 다지다

민주시민교육의 출발점은 헌법이다. 헌법은 국가 운영의 기본 원리를 규정한 최상위 법으로서, 시민의 권리와 의무는 물론 국가 권력의 한계를 명확히 정함으로써 우리 사회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자신의 권리와 자유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또 그 권리가 어떤 책임과 함께 작동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민주사회의 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전북교육청은 이러한 인식 아래 헌법교육을 민주시민교육의 핵심 기반으로 삼고 있다. 법무부 산하 한국법교육센터와 협력해 헌법교육 전문강사 수업을 2025년 82학급에서 2026년 100학급이상으로 확대하고, 교사를 대상으로 한 헌법교육 직무연수를 운영해 학교 현장의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헌법교육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보급해, 헌법이 교과서 속 개념이 아니라 학생들의 일상과 연결된 살아 있는 기준으로 다가가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는 동시에,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헌법교육은 전북교육이 지향하는 ‘자율과 책임의 균형’을 갖춘 민주시민 양성의 출발점이다.

무주고 참여형 민주시민 토론 연극 

 

△학교에서 배운 민주주의 가치, 참여와 실천으로 이어지다

민주시민교육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교실 안 수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전북교육청은 2024년부터 도내 모든 학교에 민주시민교육 운영비를 지원해, 시민교육이 학교 교육과정 전반에서 실천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헌법교육을 비롯해 주권자 교육, 인권·생태·문화 감수성 교육, 미디어·평화 시민교육, 지역 참여형 교육 등 다양한 시민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교과를 연계한 프로젝트 수업과 토의·토론 중심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경험을 쌓고 있다.

아울러 학생자치회를 중심으로 한 참여형 학교 문화 조성도 중요한 축이다. 학생들은 학교 운영과 관련한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민주주의를 ‘배우는 개념’이 아니라 ‘경험하는 가치’로 체득한다. 이러한 경험은 비판적 사고력과 공동체 의식을 함께 키우는 토대가 된다.

전주오송초등학교 보이는 라디오 방송 제작. 지역전문기관 연계 미디어프로젝트

△주권자·평화·미디어 시민성으로 시민의 영역을 넓히다 

전북교육청은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투표 방법을 아는 학생’이 아니라, 사회의 주인으로서 책임 있게 판단하는 주권자를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와 연계한 민주주의 선거교실, 새내기 유권자 교육, 토론교실, 선거홍보관 체험 등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한 표가 지닌 사회적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평화시민성 교육 역시 강화된다. 평화통일교육 연구 중심학교와 국제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통일과 평화를 추상적인 미래 과제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시민의 문제로 인식하게 된다. 상호 이해와 소통을 바탕으로 한 평화적 공존의 가치를 배우는 과정이다.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응한 미디어 시민성 교육도 빼놓을 수 없다. 전북교육청은 팩트체크 교실과 찾아가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확대해, 학생들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실을 가려내고 책임 있게 활용하는 힘을 기르도록 돕고 있다. 나아가 학생이 직접 제작자이자 비평가가 되는 체험형 교육을 통해 정보 생산의 과정을 이해하도록 하고 있다.

△지역을 배우고, 지역에 참여하는 시민으로 성장하다

민주시민교육은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을 이해하는 데서 한층 더 깊어진다. 전북교육청은 동학농민운동 등 지역의 민주주의 역사 현장을 중심으로 한 지역연계 민주시민교육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교실을 넘어 지역 전체를 배움의 공간으로 경험하며,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그 속에서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고민하게 된다. 이는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키우는 동시에,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시민 역량으로 이어진다.

남원 도통초등학교 평화시민 토론 연극

 

△시민교육 중점학교로 현장 확산을 이끌다

민주시민교육 정책의 현장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시민교육 중점학교도 운영된다. 교육과정 전반에 시민교육을 연계하는 유형과 시민성 강화 프로그램을 집중 운영하는 유형으로 나뉘어 실천 모델을 개발한다.

중점학교에서 축적된 수업 자료와 실천 사례는 일반 학교로 확산돼, 민주시민교육이 일부 학교의 시도가 아닌 전북교육 전반의 흐름으로 자리 잡도록 뒷받침한다.

전북교육청은 학교를 단순한 지식 전달의 공간을 넘어, 헌법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이해하고 삶에서 실천하는 민주시민교육의 장으로 변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유정기 교육감 권한대행 "책임 있게 행동하는 힘을 기르는 교육”>

유정기 전북교육감 권한대행

 

유정기 교육감 권한대행은 “민주시민교육은 지식을 아는 데서 끝나는 교육이 아니라, 공동체 속에서 책임 있게 행동하는 힘을 기르는 교육”이라며 “교실에서 배운 민주주의가 삶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는 민주주의를 설명하는 공간이 아니라 경험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며 “학생 참여 중심의 학교 문화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북교육은 헌법교육을 통해 민주주의의 기초 체력을 키우고 있다”며 “학생들이 자신의 권리와 책임을 함께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권한대행은 "민주시민교육은 특정 교과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과정 전체의 과제”라며 “모든 학교가 시민교육을 일상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토의·토론 수업은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을 키우는 핵심 방법”이라며 “수업 속 민주주의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학생자치회 활동은 민주주의를 체득하는 가장 살아 있는 교육”이라며 “학생들의 의사결정 참여가 학교 운영 전반으로 확장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권자 교육과 관련해서는“투표 방법을 알려주는 것을 넘어 사회의 주인으로서 책임을 배우는 과정”이라며 “실질적인 시민 역량을 기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평화시민성 교육은 갈등을 폭력이 아닌 대화로 해결하는 힘을 기르는 교육으로 국제적 시각을 갖춘 시민 양성을 지속하겠다”며 “미디어 환경 변화 속에서 미디어 시민성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정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책임 있게 활용하는 역량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학생이 단순한 정보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이자 비평가가 되는 경험이 중요하다”며 ”지역을 이해하는 교육이 곧 시민교육으로 지역의 역사와 민주주의 현장을 활용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학농민운동 등 전북의 민주주의 역사는 살아 있는 교과서”라며 "전북교육의 목표는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시민을 기르는 것으로 자율과 책임의 균형을 갖춘 민주시민교육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강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