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익산에서 계부에게 폭행을 당해 의붓아들이 사망했던 사건의 진범이 법원에서 바뀌었다. 법원은 계부가 아닌 친형의 폭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계부의 상습아동학대 혐의는 인정됐다.
11일 광주고등법원 전주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양진수)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1)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2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B군을 폭행한 것은 내가 아니라 첫째 의붓아들인 C군”이라는 A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아동학대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C군의 진술 신빙성이 낮다고 봤다.
재판부는 “C군은 최초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피해자를 10회 정도 때렸다고 진술했다가 다음 날 이를 번복하는 등 진술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며 “피고인이 피해자를 밟다가 C군에게 밟으라고 지시했다는 진술 역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법원은 A씨의 예비적 공소사실인 아동학대치사 혐의와 상습 아동학대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수사기관 진술 내용과 차량 블랙박스 영상, 사건 당시 정황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사건 당시 적어도 거실에서 C군의 폭행을 목격하고도 이를 제지하지 않고 묵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피고인은 과거 아동학대 범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이 사건 이전의 훈육 방식과 태도, 녹음 파일에 나타난 태도, 학대의 횟수와 간격 등을 종합할 때 상습성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직접적 가해 행위는 피해자를 발로 강하게 밟은 것으로 보이며, 이는 C군의 행위로 판단된다”면서도 “C군은 피고인이 형성한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환경 속에서 정신적 압박을 분출한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상황을 조성한 책임은 피고인에게 있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31일 오후 6시께 익산시 자택에서 의붓아들인 B군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수사기관 조사와 1심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이 폭행해 B군이 사망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항소심에 이르러 A씨는 진술을 번복하며, B군의 사망 원인이 첫째 의붓아들인 C군의 폭행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