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이 선출직 공직자 평가 결과를 당사자들에게 개별 통보하면서 전북 정치권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현직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대거 재도전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하위 20%’ 통보가 현실화되자, 지방선거 공천 구도를 뒤흔들 변수가 현실 정치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민주당 전북도당에 따르면 도당은 지난 23일 하위 20% 대상자 통보를 마쳤고, 평가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 접수 절차도 완료했다. 당규상 통보를 받은 당사자는 48시간 이내 전북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번 평가에서 전북에서는 기초단체장 2명과 광역의원 7명이 하위 20%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 14개 시·군 가운데 3선 연임 제한이 적용되는 정헌율 익산시장과 무소속 심민 임실군수를 제외하면 민주당 소속 시장·군수는 12명인데, 이 가운데 2명이 사실상 공천 경쟁에서 치명상을 입은 셈이다.
당 안팎에서는 하위 20% 판정이 곧바로 ‘공천 탈락’과 유사한 효과를 낸다고 보고 있다.
도당 관계자는 “하위 20%는 공천 심사에서 20% 감산, 경선에 진출하더라도 추가 20% 감산이 적용된다”며 “이중 감산을 극복하고 경선에서 승리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제도상 경선 참여는 가능하지만 정치적 경쟁력은 사실상 봉쇄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광역의원들 사이에서는 동요가 더욱 크다.
하위 20%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A 의원은 최근 예비후보자 자격심사에서 ‘정밀심사’ 대상으로 분류돼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이미 교체 대상으로 분류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청탁금지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던 B 의원이 적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평가 기준의 일관성과 형평성을 둘러싼 뒷말도 적지 않다.
전북도의회 한 관계자는 “하위 20% 통보는 다음 선거를 접으라는 신호와 다르지 않다”며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는 사례가 거의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의원들 사이에 긴장과 침묵이 동시에 흐르고 있다”고 전했다.
평가 논란은 지역을 넘어 당 전체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앞서 오영훈 제주지사가 하위 20% 통보 사실을 공개하며 이의 신청 의사를 밝히는 등 공천 평가의 공정성을 둘러싼 잡음도 커지고 있다.
호남 정치의 절대적 기반을 유지해온 민주당이 ‘인적 쇄신’을 명분으로 꺼내든 평가 제도가 실제 혁신으로 이어질지, 계파 갈등과 불공정 논란을 키우는 또 다른 공천 갈등으로 남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공관위 판단에 따라 전북 지방선거 구도 자체가 재편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지역 정치권의 시선이 전북도당으로 쏠리고 있다.
육경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