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타운홀’ 앞두고 격화된 완주·전주통합 논란

유의식 군의장 불출마 선언에 안호영 의원, 대통령 권위·공천권 빌미 압박까지 주장 전북 찾은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 “전주·완주 통합 안되면 정치인들에게 책임 물어야”

유의식 완주군의회 의장이 27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전북 타운홀 미팅’이 예정된 27일 완주·전주 행정통합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통합에 반대하는 완주군의회가 지역 국회의원들의 ‘외압’을 주장하며 집단 반발하고 나선 데 이어 의장이 지방선거 불출마라는 ‘배수진’까지 치면서 논란은 정치권 전체로 번지는 모양새다.

유의식 완주군의회 의장은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지방선거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유 의장은 이 자리에서 “통합 반대의 최전선에 서겠다”며 최근 통합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한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과 정동영 의원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특히 유 의장은 이들이 ‘공천권’을 매개로 지방의회를 압박하고 있다는 취지의 구체적인 폭로를 내놓았다. 유 의장은 “공천 구조를 누구보다 잘 아는 정치인들이 공천 향방을 암시하며 찬성 의결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 현실을 무기로 삼는 행위”라며 “지난 23일 안 의원 측 관계자들로부터 ‘대통령의 뜻이 통합이다’라며 의회 의결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 측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안 의원 측은 “자치단체 통합에 관한 현 정부의 정책 방향과 그에 따른 정동영 의원의 의중을 설명하는 자리였을 뿐, 공천권을 빌미로 협박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행정체제 개편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정책적 조언’이지, 정치적 압박이 아니라는 취지다.

하지만 안 의원이 그간 통합에 부정적이었다가 이달 초 돌연 찬성으로 돌아선 것을 두고 지역 정가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일각에서는 차기 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현 정부의 행정 개편 기조에 발을 맞춰 지지율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전략적 변신’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역 민심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완주 주민 김모씨(46)는 “통합 여부는 주민이 직접 결정해야 할 문제인데, 위에서 공천을 들먹이며 밀어붙이는 건 지방자치가 아니라 ‘압력’일 뿐”이라며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 한마디에 분위기가 좌우되는 현실이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반면 통합 찬성 측 직장인 이모씨(52)는 “30년을 끌어온 문제인데 정치적 이해관계로 또 무산된다면 지역 발전은 요원할 것”이라며 조속한 결단을 촉구했다.

여기에 김관영 전북도지사의 ‘막차’ 발언은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김 지사는 최근 광역행정통합 특별법을 언급하며 “마지막 막차를 탈 수 있는 기회”라고 발언해, 반대 측으로부터 대통령 타운홀 미팅을 겨냥한 ‘속도전 신호탄’이라는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중앙 권력과 지역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완주·전주 통합 논의는 주민 자치라는 본질을 잃고 정쟁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날 열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이 갈등의 실마리를 풀지, 아니면 오히려 폭발시키는 도화선이 될지 전북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전날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은 전북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주시와 완주군의 행정통합이 안 되면 도민들이 정치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주·완주 통합을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그렇게 되면 전북 전체 발전의 역동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육경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