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가 폭등의 파고, ‘재생에너지 자립’으로 넘어야

최근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인한 국제 유가 폭등은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 경제에 비상벨을 울리고 있다. 정부가 승용차 5부제와 같은 강도 높은 에너지 절약 대책을 시행하는 가운데 치밀한 민·관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특히 주요 농산물 공급지인 전북은 면세유 가격 상승으로 농가 부담도 크다. 단순히 승용차 운행을 줄이는 차원을 넘어 전북 맞춤형 ‘에너지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실제 승용차 5부제는 대도시 중심의 사고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전주, 익산, 군산 등 주요 도시를 제외하면 전북의 많은 지역은 대중교통 인프라가 열악해 자차 의존도가 매우 높다. 무조건적인 운행 제한보다는 공공기관의 선제적 동참과 더불어 지역 실정에 맞는 절약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 특히 이번 유가 폭등 위기는 역설적으로 전북이 추진 중인 ‘신재생에너지 중심지’로의 도약이 얼마나 중요한지 증명하고 있다.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태양광·풍력 에너지 생산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우리가 쓰는 기름과 가스의 향방이 중동의 총성에 결정되는 구조는 대단히 위험하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은 외부 충격에도 우리 산업과 민생이 멈추지 않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어막이다. 유가 상승기에 재생에너지는 발전 단가 안정화의 주역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전북의 넓은 농지를 활용한 영농형 태양광은 유가 상승으로 경영난을 겪는 농가에 ‘제2의 소득원’이 될 수 있다. 농사는 그대로 지으면서 태양광으로 전기를 팔아 수익을 내는 구조는 농촌의 인구 소멸을 막고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다. 지자체는 인허가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도민 참여형 이익 공유제를 확대해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 

승용차 5부제가 시민의 인내를 요구하는 ‘고통 분담’이라면, 재생에너지 확대는 우리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미래 투자’다.에너지 절약은 구호로만 되지 않는다. 물론 도민들도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에너지 절약을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로 인식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줄 때다. 지금의 고통을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혁신의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