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함께 즐기는 고하 최승범 선생의 문학, 전북문학 통권 302호 발간

1969년 창간해 302호 발행 맞이한 순수문학 동인지 ‘전북문학’ ‘고하의 시조시 읽기’ 시작해, 시·수필 작품과 더불어 회원 작품 실려

전북문학 표지

고하 최승범 선생이 50여 년 동안 발행해 온 계간지 <전북문학>의 전통을 잇고 있는 고하최승범문학기념사업회가 통권 302호 봄호를 발간했다.

이번 호는 김태우 작가의 글 ‘고하 시조시 읽기’로 문을 연다. 김 작가는 최승범 시인의 작품 ‘꿈길’을 중심으로 기행 시의 특성과 시적 상상력을 조명한다. 그는 “최승범 시인이 몽골 울란바타르에서 열린 제7차 아시아 시인 회의에 참가하기로 결심한 뒤 꾼 꿈을 소재로 집필한 작품”이라며 “몽골 여행은 단순한 체험의 기록을 넘어 시적 대상화 과정을 거친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분석했다.

“어디서 일어오는/ 바람인가 삽상한/ 어린시절 고향도 같고/ 마을 앞 어귀를 나섰을 뿐인데/ 이 몸을/ 돌고 스쳐가는/ 달기만 한 바람이여/ 두리번거리자 바람결에/ 들려오는 노랫소리/ -여기 살고 싶어라/ 연푸름한 빛의 초원/ (중략) 내 발길 이윽고/ 아, 눈앞 펼쳐진/ 초원의 바다인가/ 장히 넓은 사막인가/ 눈 비벼/ 자세히 살피려/ 눈을 뜨니/ 꿈길이었어”라는 구절은 낯선 공간에 대한 동경과 시적 환상을 동시에 드러낸다.

이어지는 ‘재미난 시 읽기’에서는 양병호 전북대 교수가 세 편의 작품을 해설한다. 양 교수는 조명제 시인의 ‘첫눈’을 통해 첫사랑의 기억을 환기하는 은유를 짚고, 노유섭 시인의 ‘그저 아득하리라’에서는 삶의 여정을 사색하는 서정성을 읽어낸다. 박지학 작가의 ‘백색 주석’에 대해서는 불길한 겨울의 분위기 속에서 언어의 모호성을 탐구하는 작품으로 해석했다.

엽편소설 코너에는 서철원 작가의 ‘새벽 강’이 실렸으며, 四於堂 최남규의 한시 감상에서는 두보의 ‘모옥위추풍소파가(茅屋爲秋風所破歌)’를 다뤘다. 이 밖에도 회원들의 신작 시 80여 편과 수필 20여 편이 함께 수록됐다. 윤수하 작가의 문학론 <한하운 시의 ‘길’과 내면의 상처 치유>는 한하운 시 세계의 정신적 지향과 치유적 의미를 세밀하게 조명한다.

고하최승범문학기념사업회는 ‘전북문학’ 발간을 비롯해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공동으로 고하최승범문학상 백일장 개최, 1주기 추모제 진행, 300호 특집호 간행, 고하문학관 운영 자문 등을 이어왔다. 앞으로도 고하문학선집 발간, 유고시집 출간, 시비 건립, 「전북문학」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등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