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우린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생각한다. 걷고 생각하며 미래의 방향성을 찾고, 새로운 인연을 맺기도 한다. 길은 지금의 나와 또 다른 나, 과거와 미래 시간과 공간을 연결해주는 통로이기 때문일 것이다.
송경호 수필집 <안녕, 가리비 –산티아고 순례 프랑스길>(인간과문학사)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길이 주는 치유와 사색의 힘을 발견한 저자의 통찰이 담겨 있다. 순례길은 루르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편지를 떠올리며 시작됐다. 생장 피드포트에서 피레네산맥을 넘어 스페인 북부의 4개 자치주를 가로질러가는 여정을 따라간다.
책에는 길이 사람을 시험하는 시작의 땅 나바라주, 땅의 풍요가 신의 은총이 되는 곳 라리오하주, 침묵 속에서 산을 만나는 광야의 카스타 이 레온주, 끝이자 완성 그리고 새로운 시작인 가리시아주에서 만난 소소한 인연들이 빼곡하게 정리되어 있다. 저자는 귀하고 특별한 인연을 소개하는 방식의 전개가 아닌,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저자는 길은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자신을 변화시켰다고 고백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이제 하나의 문화가 됐다. 전 세계인들 길 위에서 희망을 찾고 자신을 성찰한다. 수필집 <안녕, 가리비>에는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길이 왜 필요한지, 천천히 걷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곱씹게 한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백만 보 이상의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순례길에서 발이 제일 먼저 기도를 한다고 한다”라며 “물집은 질문이고 통증이 대답이다. 단순한 도보여행이나 고행이 아니라 내면에 자리 잡은 어리석은 생각을 흔들어 보고 싶은 바람이었다”라고 밝혔다.
전주 출생인 송경호 수필가는 2022년 <인간과 문학>으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걷고 싶은 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