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경선을 둘러싼 갈등이 이번 지방선거 국면에서 전국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전북 정치의 구조적 한계도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의 오랜 텃밭인 전북이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중앙당 계파 경쟁 속 도지사 자리를 둘러싼 힘겨루기의 장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후보들 역시 도민에게 미래 비전을 설명하기보다 중앙당의 판단과 당내 역학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견제 없는 일당지지 지역 정치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원택 국회의원의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 인준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논란 속에서도 전북지사 본선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다만 지역에서는 이번 경선이 역대급으로 중앙당 내 권력 구도와 계파 갈등에 휘말리며, 전북도지사 자리가 정치적 이해관계의 무대처럼 비쳐졌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전북은 오랜 기간 민주당 계열 정당이 압도적 지지를 받아온 지역이다.
역대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대부분 승리하면서,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선거 구조가 굳어졌다. 이 때문에 본선 경쟁은 약해지고, 당내 경선이 사실상 승부처가 되는 흐름이 반복돼 왔다.
문제는 경쟁이 당 밖이 아니라 당 안으로만 집중되면서 정책과 비전 경쟁보다 계파 간 세력 대결, 공천을 둘러싼 충돌이 더 부각된다는 점이다.
이번 전북도지사 경선 역시 후보 간 정책 검증보다 ‘현금 살포’, ‘식사비 대납 의혹’ 등이 이어지며 후폭풍이 길어졌다. 경선이 끝난 뒤에도 논란이 이어지면서 지역사회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 전북도지사 선거는 민주당 외에 후보를 낸 정당이 현재까지는 없다는 점에서, 전북의 왜곡된 선거 지형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북지사 후보를 공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조국혁신당 역시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민주당 내부 경선이 본선 역할까지 떠안는 구조가 됐다.
여기에 민주당 내 상대적으로 세가 약했던 김관영 지사는 현금 살포 의혹이 불거진 뒤 불과 12시간 만에 제명되면서, 현역 지사가 당 밖으로 밀려나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전북의 미래를 책임질 도지사 선거가 정책 경쟁보다 중앙당 권력 구도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모습이 이번 경선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다.
도내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북의 선거 지형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도내 한 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 내 공천이나 경선에 자정작용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이라며 “간판만 달면 당선되는 구조가 계속되면서 자격 논란과 도덕성 문제도 반복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리당원 소수가 지역 여론을 좌우하는 지금 구조에서 도민 모두가 납득할 단체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묻지마 지지 풍토를 돌아보고 도민들이 정치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