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은 ‘식사비 대납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김슬지 전북도의원(비례대표)의 후보 자격을 박탈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 압수수색 다음 날 당사자가 포함된 정책연대가 공개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내려진 결정으로 수사 국면 속 공개 정치행보와 심야 공천 배제가 같은 날 이어지며 당의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윤준병 도당위원장은 전날 오후 10시 31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부적격’ 판정 사실을 공개했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김 도의원은 당 소속 주요 인사들과 함께 공개 일정에 참여해 정책연대를 선언했다. 수사 상황과 당의 공천 판단이 하루 사이 엇갈리며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정책연대 행사에 참석한 한 인사는 “식사비 대납 의혹의 중심에 선 김슬지 도의원이 자리를 함께해 놀랐다”며 “책임 있는 입장을 밝힐 시점에 출마 예정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은 아쉬웠다”고 말했다.
16일 하루의 흐름은 비교적 분명하다.
이날 오후 3시쯤 권익현 부안군수 예비후보와 김슬지 도의원 등은 부안에서 ‘부안 대도약 정책연대’를 선언했다. 전날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진 직후였지만 예정된 공개 일정은 그대로 진행됐다.
이후 오후 4시30분쯤 도당 공관위는 회의를 열고 김 도의원에 대한 부적격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밤 10시31분 윤 위원장이 이를 SNS로 공표하면서 상황이 뒤바뀌었다.
수사 대상에 오른 인사가 공개 정치 일정에 참여한 점과 공천 판단이 시간차를 두고 뒤늦게 공개된 점을 두고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응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된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지난해 11월29일 정읍의 한 식당에서 결제된 72만7000원의 식사비다.
김 도의원은 이원택 의원과 지역 청년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해당 비용을 도의회 업무추진비와 사비를 섞어 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공직선거법은 후보자나 지방의원이 선거구민 등에게 음식물을 제공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어 식사의 성격과 참석자 범위, 시기 등에 따라 ‘기부행위’ 해당 여부가 판단될 수 있다.
업무추진비 사용이 포함된 점도 별도의 검토 대상이다. 공적 자금이 사적 또는 정치적 성격의 모임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관련 규정 위반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원택 의원은 “식사비 15만원은 현금으로 따로 결제했다”고 밝혔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단순한 비용 분담 여부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많다. 모임의 성격과 비용 부담 구조, 참석자들의 인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제3자가 비용을 부담한 경위와 그 과정에 대한 인지·관여 정도에 따라 공직선거법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이 이 의원 사무실까지 압수수색한 것도 이러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전북도당은 김 도의원의 공천 배제를 통해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관련 의혹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다.
김슬지 도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안 광역의원 지역구 출마를 준비해 왔으나 이번 결정으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는 출마할 수 없게 됐다.
한편 김 도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식사비의 성격, 공적 자금 사용 여부, 비용 부담 구조, 관련 인사들의 인지 및 관여 정도 등 복합적인 쟁점을 포함하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 범위와 사안의 성격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같은 날 이어진 공개 정치 일정과 공천 배제 조치 사이의 간극 역시 향후 정치적 평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천 배제는 논란의 종결이라기보다, 관련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규명이 본격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