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상담] 마을길 지나려면 돈 내라? 마을법 아닌 징역형까지 가능한 범죄!

박형윤 변호사

내담자는 피곤해 보이는 얼굴과는 대조적으로 분노 섞인 목소리로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장례차를 볼모 삼아, 마을 발전기금을 내놓으라며 길을 막아선 마을주민들 때문에 너무 화가 났다. 당시에는 아버지를 잘 모시기 위해 좋게 넘어가기로 하고 마을기금으로 400만 원을 주겠다고 약속한 뒤 묘를 썼지만, 지금에 와서 돈을 주려니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너무 크다. 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 있냐, 돈을 줘야 하냐”고 울분을 토하며 해결 방법을 물었다.

 당황스러운 사건이었지만, 내담자의 억울함도 해결하고 다시는 이런 반인륜적인 범죄가 반복되지 않길 바라며 마을주민들의 행동은 ‘관습’이나 ‘관행’이 아니라 명백한 범죄임을 안내했다.

 이른바 ‘마을법’을 운운하며 정당한 권리라 주장하고, 장례 차량을 막아 마을 기금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사례는 종종 있었다. 그러나 이는 형법상 공갈죄(제350조) 및 장례식 등 방해죄(제158조)에 해당한다. 장례를 방해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공갈죄가 적용되면 최고 10년의 징역형까지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이다.

 이렇듯 단지 마을길을 지난다는 이유만으로 기금을 요구하는 것은 단순 텃세를 넘어선 범죄이자 인륜을 저버린 행위이다. 설령 받은 돈을 돌려주더라도 이미 성립한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가해자들은 엄중히 깨달아야 하는데, 여전히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 모두는 “마을에 묘를 쓰려면 기금을 내야 한다”는 억지 논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위법한 관행이나 관습은 결코 법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법은 언제나 고인의 마지막 존엄을 지키고, 부당한 위력 앞에 약해질 수밖에 없는 유족을 보호하고 있다. 그러니 장례차를 막고 발전기금을 요구하는 행위는 징역형까지 가능한 명백한 범죄임을 우리 모두가 엄중히 인식하고, 단호한 법적 처벌을 통해 이러한 반인륜적 행태가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뿌리 뽑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