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군의원 선거구 획정, 정치적 셈법 없어야

전북지역 시군의원선거구 획정안이 28일 도의회 임시회를 통과함으로써 최종 확정됐다. 지난 18일 개정된 공직선거법을 반영해 도내 시군의원 총정수는 기존 198명에서 200명(지역구 175명, 비례대표 25명)으로 2명 늘었다. 증원된 2명은 전주시와 군산시에 각각 배분됐다. 그런데 이 획정안을 두고 익산 등 일부 지역 야당 측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하게 설계된 정치적 획정이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목소리는 나름 일리가 있다. 김제와 완주 등은 중대선거구가 확대된 반면 익산은 오히려 축소됐기 때문이다. 이번 6·3 지방선거는 시간이 촉박한 만큼 통과 안대로 치러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장벽을 낮추고 다수당의 횡포를 견제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중대선거구는 확대해야 마땅하다. 전북은 오랫동안 민주당 독식 구조여서 더욱 그렇다.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으로 이어져 무투표 당선도 수두룩한 게 현실이다.

전북특별자치도 선거구 획정위는 24일 공직선거법 제24조의3에 따라 제9회 지방선거 ‘전북특별자치도 시군의원 선거구 획정안’을 확정하고 도지사에게 제출했다. 도의회는 이 안을 수정 없이 통과시켰다. 획정위는 “인구 편차와 행정구역, 광역의원 선거구 조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획정안에 따르면 광역의원 선거구 조정으로 기초의원 선거구 및 의원 정수 조정이 불가피한 전주시·군산시·익산시·정읍시·김제시와 완주군 등 6개 시군에서 변경이 이뤄졌다.

문제는 중대선거구 축소를 두고 익산(지역구 22명·비례 3명)에서 조국혁신당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선거구가 8곳에서 9곳으로 늘어나면서 2곳에 불과하던 2인 선거구를 5곳으로 확대한 탓이다. 반면 3인 이상 선출하는 중대선거구는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6개월 이상 출마를 준비한 청년후보들의 입지가 좁아졌다. 민주당이 복수공천을 통해 자리를 싹쓸이할 소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27일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헌법재판소가 강조해온 표의 등가성과 평등선거의 원칙을 훼손한 제도적 문제이자, 견제와 다양성이 작동해야 할 정치무대를 왜곡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라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기형적인 읍면동 조정안 폐기, 중대선거구제 확대, 합리적인 획정안 재수립 등을 주문한 것이다. 이에 비해 김제시와 완주군은 4인 선거구를 늘려 중대선거구의 본래 뜻을 살렸다. 선거구 획정은 지역에 따라 유불리가 갈릴 수 있다. 그렇지만 전북의 경우 중대선거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