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성한테 간다면 유성동이가 괜찮은 조건으로 가는구나. 최소한 정책국장은 약속받고 가는구나 그렇게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유성동 전북교육감 예비후보와 천호성 예비후보의 단일화 선언 직후 ‘정책국장(전북교육청 3급 직위) 자리 거래 의혹’ 녹취가 공개되면서 전북교육감 선거판이 거센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녹취가 공개되기 직전 실시한 ‘유성동-천호성 단일화’ 기자회견에서 유성동 후보는 (단일화를 전제로)정책국장직을 맡기로 했다는 녹취 내용의 사실을 묻는 질문에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7일 유성동 선거캠프에서 전략총괄본부장을 맡았던 J씨는 유성동-천호성 단일화 회견이 끝난 후 본인이 유 후보와 대화했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녹음은 통화를 하면 스스로 저장되는 자동녹음이며, 시기는 지난 5일 오후 5시 42분부터 3분 9초가량의 내용이다.
J씨는 이날 자신이 유 후보와 직접 통화했다며 “천호성 쪽으로 가게 된다면 최소 정책국장 자리는 약속받고 가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남호 측이 같은 조건을 제시해도 유 후보는 현장 교사들이 더 선호하는 천호성 쪽으로 가겠다고 말했다”며 “이미 마음은 천호성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유 후보가 ‘형님을 잃고 싶지 않다’며 정책국장 이상 자리를 언급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이남호 총장을 만날 필요도 없다고 판단할 정도로 이미 결론이 난 상태처럼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인사는 중요한 대목에서는 한발 물러섰다. 그는 “천호성 캠프가 직접 정책국장 자리를 제안했다는 말을 들은 것은 아니다”라며 “유 후보와 자신의 통화 내용일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공개 발언에서도 그는 “천호성 후보에게 직접 들은 것은 없다”고 인정했다.
결국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유 후보 측 인사가 주장하는 ‘개인 간 통화 내용’ 수준이며, 천호성 캠프가 실제로 자리를 제안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정치적 파장은 상당하다. 무엇보다 이번 의혹이 단일화 직후 곧바로 터졌다는 점에서, 유성동 후보가 강조해왔던 ‘도덕성 정치’ 이미지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유 후보는 그동안 교육감 후보의 핵심 자질로 도덕성을 반복 강조해왔다. 단일화 기자회견에서도 “도덕성은 교육감의 기본 조건”이라며 “천 후보 곁에서 계속 쓴소리를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곧이어 ‘자리 보전성 단일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전략총괄본부장은 기자회견 내내 “정치보다 교육판이 더 더럽다. 서로 믿지 못하는 구조”라며 강한 배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정책국장 거래 여부보다도, 함께했던 사람들에게 아무 설명 없이 결정한 과정 자체가 섭섭했다”고 말했다.
또 “유 후보는 본래 13일 사퇴 후 숙고 기간을 거쳐 (마음속으로 결정한 후보를) 지지 선언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후 갑작스럽게 천호성 쪽으로 기울었다”며 캠프 내부에서도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이남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전북교육감 선거가 정책 경쟁이 아닌 자리 나눠먹기와 이해관계를 둘러싼 정치공학적 단일화 야합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선대위는 ‘정책국장 거래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선대위는 “녹취록에 등장한 ‘최소한 정책국장은 약속받고 가는구나’라는 발언은 후보자에 대한 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며 “전북교육의 미래가 정치적 거래 대상으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강한 의문을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법당국은 후보 매수 의혹과 관련한 진상을 신속하고 엄정하게 규명해야 한다”며 △표절 후보와 단일화한 이유에 대한 해명 △정책국장 거래 의혹에 대한 투명한 공개 △의혹이 사실일 경우 즉각 후보직 사퇴 등을 천호성·유성동 두 후보에게 공개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