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둘 후보들이 판에서 사라진다. 정당 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도 마찬가지다. 오롯이 교육철학과 정책으로 승부해야 하는 선거다. 그런데도 선거판은 정책 경쟁보다 단일화 셈법에 의해 흔들린다. 사실 교육감 선거는 단일화 논란의 단골 무대다. 후보를 남기고 지우는 기준은 역시 여론조사 순위다. 그렇게 남게 된 후보들의 색깔은 점점 탁한 회색빛으로 변해간다. 서로 다른 색을 내세웠던 후보들이 손을 맞잡으면서 섞이고 섞여 이제는 도무지 본래의 색채를 알 수 없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모서리를 깎고, 다른 색을 섞는 데 거리낌이 없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에서도 교육감 후보들 간의 단일화 전쟁이 벌어졌다. 매번 되풀이됐고, 이번에도 예견된 일이다. 선거공학적 계산과 개인적 이해득실이 복잡하게 얽혔다. 당사자들은 뻔한 명분과 대의를 내세워 이를 포장한다. 하지만 그 본질이 정책과 철학의 결합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한쪽은 표의 덧셈 효과를 기대한 흡수전략이고, 다른 한쪽은 철저한 이해득실 계산 아래 짜인 출구전략이다. 그들의 속내를 모를 사람은 없다. 이번에도 그 시작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주도한 이른바 ‘민주진보 단일후보 추대’ 전략이었다. 하지만 적지 않은 논란 속에 무산되면서 그동안 관행처럼 반복돼온 시민단체 중심의 단일화 추진 방식 자체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렸다. 검증 부실과 밀실 협상, 특정 진영 중심의 폐쇄적 의사결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런데도 후보들은 단일화 카드를 ‘전가의 보도’처럼 끝까지 쥐고 있었다. 여론의 흐름을 살피며 물밑에서는 끊임없이 상대를 물색했을 것이다. 결국 후보들이 여론조사 순위 뒤집기에 한계를 체감하는 시점에서 예상대로 합종연횡이 속도를 냈다. 지난달 이남호·황호진 예비후보 간의 단일화에 이어 지난주 천호성·유성동 예비후보도 손을 맞잡으면서 선거판은 결국 이남호·천호성 양자구도로 압축됐다.
그런데 뒤끝이 개운치 않다. 그들의 부끄러운 뒷모습이 그대로 노출됐기 때문이다. 앞서 ‘전북교육의 미래를 함께 열겠다’면서 정책연대를 선언했던 황호진·유성동 예비후보가 결국은 각각 다른 후보와 손을 잡으면서 연대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또 이들과 각각 손을 잡은 두 후보는 서로 상대진영의 단일화에 대해 ‘야합’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양측은 서로 상대방을 향해 ‘급조된 단일화를 선언하면서 도민과 지지자·교육가족을 무시, 기망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야말로 ‘내로남불’이다.
과연 단일화가 그들이 기대한 것처럼 ‘1+1’의 덧셈이 될까? 단일화 과정에서 내부 불협화음 등 적잖은 논란이 이어졌고, 최근에는 감투거래 의혹까지 불거졌다. 게다가 반복되는 단일화와 정치공학적 연대는 유권자에게 피로감과 냉소를 안긴다. 그래서 지금 뺄셈의 역효과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김종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