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전북교육감 선거가 막판으로 치닫는 가운데, 김승환 전 전북교육감의 “진보팔이를 하지 말라”는 공개 발언을 계기로 전북 교육계 내부 갈등이 정면 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김 전 교육감이 사실상 같은 진영으로 분류돼 온 민주진보 교육감 진영과 교원노조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자, 전교조 출신 인사와 전북교사노조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선거판이 ‘진보 진영 내부 전쟁’으로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논란은 최근 전국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들이 공동으로 발표한 ‘교육대전환 공동공약’에서 시작됐다. 이 자리에는 천호성 전북교육감 후보도 참여했다. 이후 김승환 전 교육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리며 해당 공동선언 참여 요청을 거절했다고 공개했다.
김 전 교육감은 “저는 참여할 의사가 없습니다. 빼주십시오”라고 답하며, 진보 교육 진영을 향해 사실상 ‘변질됐다’는 취지의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직선 교육감 1기 때는 속칭 진보교육감들이 정부 교육정책에 조직적으로 대응했지만 이후에는 문제가 있어도 순응하는 노선을 걸었다”며 “이것을 권력화라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교원노조를 겨냥해서는 “2022년 교육감 선거 결과를 두고 진보와 보수가 거의 같은 수의 당선자를 냈다고 발표한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며 “선거운동 때 파란 점퍼를 입은 사람을 모두 진보로 계산한 결과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교원의 생명은 어떤 상황에서도 진실과 진리를 말하는 것인데 그 금도를 지키지 못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지긋지긋해하는 진보팔이를 하지 마십시오”라고 직격했다.
하지만 김 전 교육감은 같은 시기 천호성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직접 참석해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천호성 후보에게 처음 한 말이 있다”며 “절대로 거래하지 마시라. 거래하면 죽는다. 다 죽는다. 전북교육도 죽는다”고 했다.
김 전 교육감의 이 같은 발언 이후 교육계 내부 반발도 거칠게 터져 나왔다.
고종호 전 전교조 전북지부장은 김 전 교육감 페이스북에 직접 댓글을 달아 “누워서 침 뱉기인가요?”라며 정면 반박했다.
고 전 지부장은 “자신이 당선됐던 과정을 돌아보시길 바란다”며 “본인이 잘나서 자력으로 당선됐다고 믿는다면 치료가 필요하다”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또 다른 글에서는 “전직 교육감께서 뻘소리를 해놓으셨길래 댓글 하나 달았더니 친구를 해제하셨다”며 “진보팔이를 그토록 하셨던 분이 홀로 잘난 척, 고고한 척하고 있다”고 조롱했다.
여기에 정재석 전북교사노조위원장도 가세하며 전면전을 선언했다.
정 위원장은 “김승환 전 교육감은 전북교육을 완전히 망쳤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김 전 교육감 재임 12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혁신학교 정책을 두고 “연간 수천 만원을 지원받아 경험의 쇼핑만 하는 구조였다”며 “지식교육을 간과해 학력신장이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또 전북학생인권교육센터에 대해서는 “인권재판소였다”며 “매년 100명의 교사가 조사받고 약 10명이 징계 또는 행정조치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김 전 교육감의 가족 문제까지 거론하며 “상산고 폐지를 추진하면서 본인 자녀는 영어성경 공부와 유학 준비를 시켜 영국으로 유학 보냈다”며 “표리부동의 대명사로 제발 전북교육을 위해 기억에서 잊혀 달라”고 비난했다.
여기에 천호성 후보를 겨냥한 공격도 이어졌다. 그는 “천호성 후보는 왜 민주진보 후보에 집착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2026 교육감 선거에서 민주진보 단일후보는 노병섭 후보 불출마와 천호성 후보의 신청 철회로 이미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이번 충돌을 두고 사실상 같은 정치·이념적 흐름에 있었던 김승환·전교조·천호성 진영 내부의 균열이 공개적으로 폭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북교육감 선거가 종반전으로 향하는 가운데, 이번 논쟁은 단순한 SNS 공방을 넘어 전북교육 지난 12년의 공과와 ‘진보교육’의 실체를 둘러싼 전면전으로 번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