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막 오른 선거운동, 정책으로 당당히 승부하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오늘부터 13일간의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갔다. 거리마다 유세차가 들어서고 확성기 소리가 울려 퍼지며 바야흐로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한 ‘선거의 시간’이 열리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운동 개막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선은 기대보다 우려가 깊다. 그동안 전북지역 선거판이 보여준 행태가 정책과 비전은 실종된 채 고소·고발과 비방만 난무했기 때문이다.

우선 도지사·교육감 선거에서부터 정책대결과 멀어졌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전북도지사 선거전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경선 과정에서부터 후보 간의 사법리스크를 둘러싼 진실공방과 맞고발이 주를 이루었다. 미래 먹거리나 청년 자립을 위한 촘촘한 각론 대신 중앙정치권의 대리전 구도로만 소비되며 도민들의 정치 피로감을 극에 달하게 만들었다. 전북교육감 선거 역시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불거진 자리거래 의혹이나 과거 기고문에 대한 대필·표절 시비 등 정책 외적인 폭로전이 이어지며 교육 선거마저 진흙탕에 빠지게 했다.

전통적인 특정정당의 ‘텃밭 정서’에 기대어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안일함에 빠진 후보들은 주민의 삶을 바꿀 정책 발굴을 게을리했다. 그 결과 공약집에는 중앙당의 거대담론이나 굵직한 슬로건만 복사해 붙여 넣은 수준의 선심성 공약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공식선거운동에서 이제라도 상대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를 과감히 멈추고, 실현 가능하고 디테일이 살아 있는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 거창한 토목개발이나 장밋빛 슬로건 대신, 당장 고물가에 신음하는 농어촌 주민들의 일상을 바꿀 생활 밀착형 복지, 청년들의 지역 정착을 도울 실질적인 커뮤니티 인프라 구축 등 전북 고유의 특성에 맞춘 각론을 두고 치열하게 토론해야 마땅하다.

혼탁한 선거판에 브레이크를 걸고 선거 분위기를 정책 대결로 전환할 주체는 유권자뿐이다. 근거 없는 비방과 선심성 공약은 과감히 거르고, 우리 시·군의 제한된 예산으로 실현 가능한 공약인지 꼼꼼히 따져보는 냉정한 안목이 필요하다. 후보들은 깃발만 꽂으면 된다는 오만을 버리고 도민의 삶 앞에 겸손하게 정책으로 심판받아야 한다. 향후 13일간의 레이스가 전북의 미래를 구하는 품격 있는 정책경쟁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