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이 추진 중인 모나용평 리조트 유치 사업과 기존 고창CC의 6홀 증설 문제를 둘러싸고 지역사회에서 행정 형평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군이 외부 대형 자본이 참여하는 신규 관광개발 사업에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반면, 22년 넘게 지역경제에 기여해 온 기존 민간 골프장의 확장 계획에는 사실상 제동을 걸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선택적 행정”, “편향 행정”이라는 비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현재 고창군은 체류형 관광 산업 활성화와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명분으로 모나용평 리조트 유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군은 해당 사업을 통해 숙박시설과 관광 인프라, 골프장 등을 포함한 대규모 관광개발 청사진을 제시하며 관광객 증가와 체류형 소비 확대, 지역 브랜드 가치 상승 등을 기대효과로 내세우고 있다.
지역사회에 따르면 군은 약 2만 평 규모의 부지를 100억 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금과 일부 중도금 납부 이후 잔금 납부 기한이 연장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숙박시설과 함께 18홀 규모 골프장 조성까지 계획하고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정작 지역에서 장기간 운영돼 온 고창CC의 6홀 증설 계획에 대해서는 군이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창CC는 현재 21홀 규모(18홀+3홀)로 운영 중이며, 추가 6홀 증설을 통해 27홀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고창군은 고창종합테마파크조성사업 계획 및 문화시설 지구 지정 등의 이유로 사실상 증설 불가 통보를 한 상태다.
이에 대해 지역 주민들과 경제계에서는 “신규 골프장은 허용하면서 기존 골프장 증설을 막는 것이 과연 상식적인 행정이냐”는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두 사업 모두 관광·레저 산업 확대라는 동일한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한 지역 경제계 인사는 “고창군은 모나용평 사업에는 관광 활성화와 체류형 소비 증가 효과를 강조하면서도, 기존 골프장 증설에 대해서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사업 주체가 외부 대기업이냐 지역 기업이냐에 따라 행정 기준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고창CC 측도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관계자는 “27홀 규모가 되면 전국 단위 메이저 골프대회 유치가 가능해지고 지역 홍보 효과와 관광객 증가 효과도 훨씬 커질 수 있다”며 “18홀 수준과 비교해 매출 증가와 고용 확대, 지역경제 파급효과 역시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예산과 행정 지원 문제 역시 논란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모나용평 리조트 유치를 위해서는 도로와 상하수도, 기반시설 조성 등 각종 행·재정 지원을 약속하는 비밀계약서까지 작성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한빛원전 상생자금을 활용해 리조트 내 컨벤션 시설 조성을 지원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군민 혈세가 외부 자본 사업에 투입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반면 고창CC의 경우 순수 민간 자본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 주민 A씨는 “지역 기업은 자체 자본으로 투자하겠다는데 각종 규제를 들이대고, 외부 자본에는 행정이 길을 열어주는 모습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며 “행정이 누구에게는 관대하고 누구에게는 엄격하다면 특혜 논란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고창군이 지역 기업보다 외부 브랜드 유치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오랜 기간 지역경제와 고용 유지에 기여해 온 기존 사업자보다 외부 대기업 프로젝트를 우선시하는 듯한 행정 태도가 지역사회의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골프장 확대에 따른 환경 훼손 우려와 염전 파괴 등에 대한 검토 역시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는 “그렇다면 신규 리조트 골프장 역시 동일한 기준으로 엄격하게 검증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나온다. 개발사업에 대한 판단은 사업 규모나 투자 주체가 아니라 법과 원칙, 동일한 기준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고창군이 관광산업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면서도 기존 골프장 증설에는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정책 논리 자체의 충돌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광객 유치와 체류형 소비 확대를 위해 골프 관광 수요를 인정하면서, 정작 기존 시설 확장에는 제동을 거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지역 정가에서도 “결국 군수 의중에 따라 허가와 불허가가 갈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에서는 개발사업 인허가 과정이 자칫 권한남용 논란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인허가는 정치적 판단이나 선호가 아니라 명확한 기준과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골프장 증설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외부 대기업 유치든 지역 민간기업 투자든 행정의 잣대는 같아야 하며, 지역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고창CC 측은 현재 운영 중인 21홀 중 3홀 부지를 파크골프장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국 규모 파크골프 대회 유치를 위해서는 추가 주차장 확보와 시설 용도 변경 등이 필요한 상황으로, 향후 고창군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창=박현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