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군 관광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한때 스쳐 지나가는 지역에 가까웠던 장수가 가족형 체류 관광, 생태관광, 산악레저를 앞세워 ‘여행의 목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장수군 주요 관광지점 방문객은 2021년 24만 5668명에서 2024년에는 85만 1736명까지 증가했고, 2025년에도 80만 5117명을 기록하며 80만 명대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 통계에는 장안산 등 일부 개방형 야외 관광지점이 제외됐다. 별도 집계된 장안산 방문객 17만 5268명과 장수IC 앞 만남의광장 방문객 10만 183명을 더하면 지난해 장수 관광 방문 규모는 108만 568명에 이른다.
전체면적의 75%가 산지인 장수군은 산자수려(山紫水麗)한 자연을 품고도 그동안 대규모 개발에서 한발 비켜나 있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보존된 산과 숲, 고원지대의 자연성은 이제 장수 관광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곳 ‘장수누리파크’
장수 관광 변화의 중심에는 군 대표 관광지로 육성 중인 장수누리파크가 있다. 장수누리파크는 야외 놀이터와 물놀이장, 실내 놀이시설, 캠핑장, 카라반, 요리체험장, 산책 정원 등을 한곳에 갖춘 가족형 복합 관광지다.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뛰놀고, 부모는 쉬어갈 수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의 만족도가 높다. 놀이와 체험, 휴식, 숙박이 한 공간에서 이어지면서 장수 관광의 첫 방문지이자 체류형 관광의 출발점 역할을 하고 있다.
여름철 장수누리파크는 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피서지로 변신한다. 야외 놀이터는 마인크래프트 모형을 테마로 한 물놀이장으로 운영되고, 바닥분수대와 어린이수영장 등 물놀이 시설도 마련된다.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가족 나들이 장소로 반응이 좋다. 캠핑장과 카라반 숙박객은 물놀이와 숙박을 함께 즐길 수 있어 하루 나들이가 1박 2일 여행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실내 시설도 강점이다. 2023년 10월 문을 연 장수어린이생활문화센터는 붕붕뜀틀, 볼풀장, 무인체험공간, 열린 도서관, 커뮤니티룸, 휴게실 등을 갖춘 키즈카페형 놀이시설이다. 3세부터 12세까지의 유아·어린이와 보호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으며, 주말과 방학 기간에는 조기 마감될 만큼 관심이 높다. 상상나래 누리놀이터도 장난감, 보드게임, 블록, 레고, 보호자 휴식공간과 수유실을 갖춰 사계절 가족 관광지로서 누리파크의 매력을 더하고 있다.
장수누리파크의 장점은 놀이시설에만 그치지 않는다. 계절별 야생화가 피어나는 유럽풍 가족 정원은 산책 코스로 사랑받고 있고, 이츠레드 요리체험장은 장수 농특산물을 직접 경험하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장수한우 불고기, 장수사과 찰떡, 마들렌 등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한 체험은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활동이 되고, 부모에게는 장수의 맛을 자연스럽게 접하는 시간이 된다.
△장안산·자연휴양림·만남의광장, 기존 명소와 새 거점의 연결
장수 관광객 증가세는 누리파크 하나만의 성과로 설명하기 어렵다. 장안산은 장수를 대표하는 산으로 꾸준히 사랑받아 왔고, 방화동·와룡 자연휴양림은 숲과 계곡, 캠핑을 즐기려는 방문객에게 익숙한 휴식처다. 봉화산 철쭉단지는 봄철 장수의 풍경을 알리는 계절 명소이며, 금강의 발원지인 뜬봉샘과 수분마을은 2024년 환경부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국가생태관광지로 지정되며 생태관광의 상징성을 더했다.
장수IC 앞 빨간 건물로 알려진 장수 만남의광장도 새로운 관광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곳은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쉬어가고 소통할 수 있는 힐링 공간이다. 중심 시설인 레드하우스에서는 사과, 한우, 토마토, 오미자 등 장수의 레드푸드를 활용한 식음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사과·오미자 에이드, 사과가 들어간 빵, 장수한우 육회비빔밥, 꺼먹돼지 제육덮밥 등 지역의 맛을 담은 메뉴가 운영되고, 농특산물 판매 공간도 마련돼 있다.
60여 종의 열대식물과 초화류로 채워진 300여 평 규모의 실내정원은 계절과 날씨에 관계없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어린이를 위한 야외 대형 놀이터도 조성돼 주말이면 가족 단위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지역작가 작품 전시, 지역활동가와 청년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방문객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되면서 만남의광장은 장수의 맛과 문화, 사람을 함께 만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트레일러닝에서 MTB까지 산악레저가 만든 새 가능성
산악레저는 장수 관광을 확장하는 또 하나의 축이다. 장수트레일레이스는 장수의 산줄기와 숲길, 마을길을 달리는 산악러닝 대회다. 2022년 약 150명으로 시작한 대회는 2023년 800여 명, 2024년 3000여 명, 2025년 5000여 명이 장수를 찾으며 국내 대표 산악러닝 대회로 성장했다. 대회 기간에는 선수뿐 아니라 가족, 응원단, 운영진, 자원봉사자까지 장수를 방문해 숙박시설과 음식점, 카페, 전통시장 등에 활력을 더한다.
대회 현장에서는 장수만의 환대도 확인된다. 마을 주민들은 선수들이 지나는 길목에서 응원을 보내고, 보급소에서는 간식과 물을 나누며 대회 운영을 돕는다. 장수의 산길은 러너들에게 도전의 무대가 되고, 주민들에게는 지역을 알리는 축제의 현장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 100마일 코스 운영과 함께 국토교통부 주관 민관협력 지역상생 프로젝트인 ‘K-샤모니 장수군 조성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고기능성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와 함께하는 장수 K-샤모니 마운틴 챌린지, MTB대회, 승마, 산악레저 캠핑 페스티벌 등 콘텐츠도 다양해지고 있다. 트레일러닝, MTB, 캠핑, 승마가 서로 다른 종목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자연 흐름 속에서 연결되면서 장수형 산악관광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숫자로 확인된 변화, 100만 관광도시
장수군의 ‘100만 관광도시’ 도전은 단순히 방문객 숫자를 늘리는 목표가 아니다. 자연과 체험, 산악레저와 환대, 지역 먹거리와 쉼의 공간을 하나로 엮어 지역경제와 생활인구 확대까지 연결하는 과정이다.
장수누리파크, 장안산, 자연휴양림, 뜬봉샘과 수분마을, 장수만남의광장, 장수트레일레이스는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의 관광 흐름을 만들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관광객이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이 경험하고, 다시 찾고 싶은 기억을 남기도록 동선을 촘촘히 연결하는 일이다.
산자수려한 자연 속에서 아이들은 뛰놀고, 러너들은 산길을 달리며, 가족 관광객은 쉼과 체험을 함께 누린다.
개발에서 한발 비켜나 지켜온 산과 숲은 이제 장수의 미래 관광 자산이 되고 있다. 그 자산 위에 가족 관광, 생태관광, 산악레저가 더해지면서 장수군은 ‘한 번쯤 가고 싶은 곳’을 넘어 ‘다시 찾고 싶은 관광지’로 나아가고 있다.
‘100만 관광 장수시대’는 이제 구호가 아니라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