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전북도지사 후보 공약 탐구(1)-후보별 산업 청사진

RE100·첨단산업·국제투자 유치 해법 제시, 새만금 개발 속도·기업 유치 전략 차별화

새만금산업단지 전경. /전북일보 자료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본지는 후보들의 핵심 정책과 공약을 분야별로 검증·비교하는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첫 순서는 전북의 미래 성장축으로 꼽히는 ‘새만금·산업’ 공약이다. 각 후보가 제시한 산업 유치 전략과 전력·물류·행정 인프라 구상, 지역경제 연계 효과 등을 중심으로 공약의 실현 가능성과 차별성을 분석했다.

전북도지사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한목소리로 “새만금을 대한민국 미래 산업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산업 구조 개편 방식과 개발 철학, 재원 조달 방식에서 차이를 드러낸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후보. 전북일보 자료사진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가장 구체적인 ‘산업 생태계형’ 공약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후보는 현대자동차의 새만금 9조 원 투자를 기반으로 새만금 산업단지 5·6공구를 국내 최초의 ‘RE100 선도 산단’과 ‘피지컬 AI 대혁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기업 유치에 그치지 않고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로봇 제조공장, 소부장 공급망, 대학 연계 청년 채용까지 포함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강조했다.

특히 태양광·해상풍력 전력을 산업단지에 직접 공급하는 PPA(전력직접거래) 체계를 언급하며 전력 문제 해결 방안까지 제시한 점은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다만 대규모 재생에너지 연계망 구축과 AI·반도체 기업 유치가 실제 임기 내 착공 단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검증 과제로 남는다.

양정무 국민의힘 후보. 연합뉴스 사진

양정무 국민의힘 후보는 물류와 항만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비응항을 국제 물류·에너지 허브로 육성하고 대형 화물선이 접안 가능한 국제 물류항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에너지·바이오 기업 유치도 병행하겠다고 밝혔지만, 핵심 전략은 새만금을 글로벌 수출입 거점으로 재편하는 데 있다.

양 후보의 강점은 산업단지와 항만, 냉동·가공시설을 연계한 해양복합도시 구상이다. 반면 산업 입지나 RE100 전력 공급 같은 구체적 실행 계획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승재 진보당 후보. 전북일보 자료사진

백승재 진보당 후보는 ‘호남 초광역 경제권’이라는 보다 큰 틀에서 새만금을 바라본다. 새만금을 RE100 첨단산업 수도로 육성하고, 용인 반도체 단지 일부의 전북 이전까지 추진하겠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백 후보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요구하는 RE100 기준을 전북의 최대 경쟁력으로 해석한다. 새만금의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활용해 반도체·이차전지 기업을 유치하고, 완주·군산·익산·전주를 연결하는 산업벨트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해수 유통과 갯벌 복원을 병행하겠다고 밝히며 환경과 산업의 공존을 강조했다. 다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은 국가 차원의 정책 결정이 필요한 만큼 현실성 논란도 예상된다.

김성수 무소속 후보. 전북일보 자료사진

김성수 무소속 후보는 가장 독특한 접근법을 제시한다. 그는 기존 정치권의 국비 의존 개발 모델을 “천수답 행정”이라고 비판하며, 새만금을 ‘자산 주권형 첨단산업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STO(토큰증권)와 RWA(실물자산 기반 투자) 같은 금융기법을 활용해 인프라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점은 다른 후보들과 확연히 구별된다. 새만금 부지 사용수익권 확보와 전북개발청 설립, 독립 전력망 구축 등도 포함됐다. 그러나 첨단 금융기법을 실제 공공 개발에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제도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관영 무소속 후보. 전북일보 자료사진

김관영 무소속 후보는 민선8기 동안 확보한 27조 원 규모 투자 유치 성과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현대차 투자 유치 경험을 기반으로 새만금을 피지컬AI·이차전지·방산·미래모빌리티 산업이 결합된 첨단산업 특별도시로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후보는 국제공항·신항만·인입철도를 연결하는 ‘트라이포트’ 구축과 AI 메가캠퍼스 조성 등을 약속했다. 기존 사업의 연속성과 실행 경험은 장점으로 평가되지만, 반대로 새로운 비전이나 차별성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결국 이번 전북지사 선거의 산업 공약 경쟁은 ‘누가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하느냐’보다 ‘누가 실제 작동 가능한 산업도시 모델을 제시하느냐’의 문제로 압축된다. 새만금이 더 이상 장기 개발 계획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생산·고용·정주 기능을 갖춘 산업 생태계로 전환될 수 있을지, 유권자들의 판단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