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나프타 ‘장기화’···도내 산업계 ‘벼랑끝’

나프타 가격 연초 56.38달러 대비 62.9% 상승 산업계 어려움 토로, 가격 경쟁력 등 타격 우려

클립아트.

비싼 몸이 된 나프타로 인해 산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정부는 기름값 안정 등을 이유로 석유최고가격제의 조정 기간을 당초 2주에서 4주로 늘렸다. 그러나 산업계에서 사용하는 나프타 등 석유 물품의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나프타는 석유화학제품의 핵심 원료로, 플라스틱·합성수지·고무·화학제품 등 다양한 제조업 분야에 사용된다.

26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월2일 기준 배럴당 56.38달러를 기록했던 나프타는 미국·이란 전쟁 이후 3월31일 배럴당 141.72달러를 기록하며 크게 상승했다. 이날 기준 나프타 가격은 배럴당 91.85달러로, 연초 대비 약 62.9% 상승한 상태다.

이처럼 나프타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되면서 도내 관련 업체들은 원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도내 한 나프타 사용업체 대표는 “나프타의 공급은 가능하나, 가격이 크게 오른 상태이다”며 “공급가 자체가 30%가 오른 상황에서 모든 가격을 납품업체에 전가할 수 없으니 20%만 상승시키고 10%는 회사의 손해로 남겼다. 전쟁 발발 이후 기업들의 애로사항과 요청 등을 정부와 지자체에 전달했지만, 아무런 대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말처럼 나프타의 공급이 원활하다면 가격이 오를 이유가 없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혼란한 시기를 틈타 이득을 취하려는 계층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유통과정에 대한 면밀한 점검도 필요하다. 전쟁이 바로 끝나도 나프타 가격은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 차원의 가격 점검 절차가 분명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내 산업계는 정부 대책이 휘발유·경유 등 소비자 체감 유류가격 안정에 집중돼 있는 부분도 지적한다.

실제 정부는 지난 22일부터 제6차 석유최고가격제 가격 조정을 시행하며,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결정한 가격을 동결했다. 또 물가 안정을 위해 최고가격제 조정 주기를 기존 2주에서 4주로 늘렸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소비자용 석유제품 가격 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산업용 원료인 나프타 가격 부담을 완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나프타 가격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지역 제조업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납품단가 갈등, 생산 축소 등의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현재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은 산업 현장의 원가 부담을 직접적으로 완화하기보다 소비자 유류가격 안정에 머물러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내 산업계 관계자는 “원료는 들어오고 있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에 들어오는 상황이라면 기업 입장에서는 사실상 위기와 다름없다”며 “정부가 민간 차원의 자율조정만 기대할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어느 정도의 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있는지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프타의 가격 상승이 일시적인 충격에 그치지 않고 지역 제조업 전반의 부담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유통과정 점검과 원료비 부담 완화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