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큰 봄비와
키 작은 봄비가
소곤거리며 함께 내리네
키 큰 봄비는
작년에도 왔던 비
작년 한 해만큼
훌쩍 커버린 비
키 작은 봄비는
올 봄에 새로 오는 비
파룻파룻새싹 같은
연초록 봄비
서정을 이렇게 밝게 빚어주는 시인이 있습니다. 비도 키가 크고 작을 수 있다, 라고 말하는 눈이 있습니다. 키가 작은 봄비는 여름이 지나면 코스모스처럼 자랄 것입니다. 키 큰 봄비도 더욱 커져서 내년엔 해바라기만큼 더 자라 내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함께. 오늘도 지난달에 이어 동시를 소개합니다. 시의 서정은 어른과 아이를 구분하진 않을 테니까요. / 경종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