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칼럼] 지방소멸 위기의 현주소

윤충원(전북대학교 명예교수)

오늘날 우리나라는 수도권에 인구와 일자리가 초집중됨으로써 지방중소도시들과 농촌 지역들의 소멸 위기가 매우 심각한 수준에 달하고 있다. 물론 지방소멸 문제는 어제와 오늘의 문제가 아닐 뿐만 아니라 다른 선진국도 일찍부터 당면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들에 비해 소멸 속도가 유독 빠르고 훨씬 심각하다. 다행히 이재명 정부가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국가균형발전을 헌법적 가치 실현하기 위한 가장 우선적인 정책으로 삼고 있어 국민적 기대가 크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지금 지방소멸의 핵심적인 요인은 지방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방중소도시를 거닐다 보면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극히 드물고 활력이 없다. 일자리가 없다 보니 매년 수도권 이전인구가 증가해 왔고, 향후에도 가능하면 이전하려고 벼르고 있는 사람들이 50% 이상이라는 여론조사가 발표된 바 있다. 그러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수도권 기업과 지방기업 종사자들의 소득양극화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삼성전자 근로자들이 노사협상 과정에서 1인당 최대 6억 원 가까운 성과급을 챙기게 된 반면 지방중소기업 근로자들의 경우 성과급은커녕 통상적인 상여금마저 못 받는 경우가 많으니, 청년들이 지방중소기업에 입사해 그 지역 내에서 거주하고 싶겠는가. 이러한 소득의 양극화는 필경 지방중소기업 근로자들과 서민들의 박탈감은 물론 국가경쟁력을 추락시키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인구급감으로 인한 지방소멸 요인는 그뿐만 아니다. 교육․의료․문화․복지 시설 등의 취약성도 복합적으로 작용해 지방소멸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방중소도시와는 별개로 농촌지역의 소멸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요즘 농촌마을을 보면 빈집들이 여기저기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고, 노동력 부족으로 갈수록 농사짓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농민들은 인건비 부담도 버텨내기가 힘들다. 내국인은 하루 약 20만 원, 외국인은 약 15만 원을 주어야 일손을 구할 수 있으니 농사지어 봤자 남는 것이 없다. 특히 농촌에서는 아기를 낳으면 1천만 원씩 지원하는 지자체들도 많지만 아기 울음소리가 멈춘 지 오래다. 그러니까 경제활동인구 감소, 노동력 부족, 임금 상승이라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심각한 지방소멸 위기를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 혹자는 민주산업사회에서 지방소멸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것은 가만히 서서 이웃집 불구경하는 격이다. 단기간에 해결하기 쉽지 않겠지만 지금이야말로 정부는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해야 할 때다. 물론 가장 효과적이고 핵심적인 정책은 지방 거주민들 특히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단상(斷想)이지만 여러 가지 직간접적인 정책수단들을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 예컨대 정주여건 조성 정책으로서 신혼부부에 대한 특별우대 주택자금 증액, 농촌지역 내 도시민들의 세컨하우스(Second House) 건축지원, 농촌의 특화작물 재배 장려와 마을기업을 통한 6차산업 육성의 가속화, 지방도시 및 농촌지역의 교육․의료․문화․교통시설 확대를 통한 삶의 질 향상 등 복합적인 정책들을 검토 또는 기존 정책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거시적인 차원에서 지역 대학들의 산업수요에 부응한 전문인력양성, 기초단체 간 통합, 고용창출형 국내외 기업투자 유치도 과감하게 추진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