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민선 지방자치가 부활한 이후 가장 뜨거웠던 전북특별자도지사 선거가 3일 본투표만을 남겨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텃밭에서 벌어진 초박빙 승부는 전북선거는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고 이 텃밭의 광역단체장선거 결과가 차기 당권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낳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판을 달군 것은 전북의 미래 비전보다 정치적 공방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만금 개발과 행정통합, 공공기관 이전 등 지역의 운명을 좌우할 현안들은 충분한 검증대에 오르지 못한 채 이제 유권자의 최종 선택만 남게 됐다.
1일 전북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는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도내 557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투표가 마무리되면 도내 15개 개표소에서 개표가 시작될 예정이다.
전북선관위는 선거일 전날인 2일까지 도내 투표소와 15개 개표소 설비 점검을 마치고, 투표관리인력 8000여 명과 개표관리인력 5900여 명을 투입해 투·개표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선거는 전북 정치 지형을 뒤흔든 선거로 평가된다. 그동안 전북도지사 선거는 민주당 경선이 사실상 본선으로 여겨졌지만, 무소속 김관영 후보의 출마로 판세가 요동쳤다. 민주당 이원택 후보와 김 후보는 선거 막판까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접전을 벌이고 있고, 민주당 지도부도 전북을 접전지로 분류해 잇따라 지원 유세 중이다.
전북도지사 선거는 단순한 광역단체장 선거를 넘어 지방선거의 최대 이슈 지역으로 떠올랐다. 선거 결과가 민주당 차기 당권 구도와 전북 정치권 재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한때 결과가 정해진 선거로 여겨졌던 전북이 전국 정치권의 관심을 받는 격전지로 부상한 셈이다.
하지만 치열한 승부와 별개로 정책 경쟁은 아쉬움을 남겼다. 선거 기간 내내 공천 논란과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 민주당 수성론과 무소속 돌풍을 둘러싼 정치적 프레임 대결이 선거 이슈를 주도하면서 정작 전북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현안은 뒷전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대선 이후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전북 출신 인사들이 정부와 여당 핵심부에 대거 포진하면서 어느 때보다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이를 실현할 지방정부의 역할과 전략을 둘러싼 논의는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만금 투자 확대와 현대차 9조원 투자 이행, RE100 국가산업단지 조성, 제2차 공공기관 이전, 피지컬 AI 실증단지 구축, 대광법 후속사업, 완주·전주 통합 등 행정통합은 향후 10년 전북의 산업 구조와 생활권을 바꿀 핵심 과제로 꼽힌다.
그러나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은 선언적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재원 조달 방안과 중앙정부 협력 전략, 갈등 해소 방안 등을 놓고 치열한 검증과 토론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결국 이번 선거는 역대급 접전이라는 정치적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전북의 미래 청사진을 놓고 경쟁하는 정책 선거로서는 아쉬움을 남겼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단순히 도지사 한 명을 뽑는 선거를 넘어 전북 민심의 변화 여부를 확인하는 선거가 됐다”며 “선거 이후에는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이 실제 도정과 시·군정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