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열기에 온 사회의 시선이 쏠려 있는 사이 민생의 가장 기본인 ‘보건·위생 안전망’이 방치되고 있다.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초여름 무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면서 식중독과 수인성 감염병 위험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지만, 방역 일선은 선거 후유증과 느슨한 공직기강으로 인해 사실상 관리 공백 상태다.
원래 이 시기는 초여름 급증하는 세균성 식중독균으로 유행양상이 전환되는 엄중한 길목이다.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식중독 발생건수는 5~6%씩 증가한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6월 초순의 선제적 방역이 중요하다. 그러나 지난 몇 달간 전북 도내 시·군 행정력이 선거지원과 단체장 후보들의 눈치보기로 현장 위생점검과 모기·파리 등 매개충 방역소독 사업은 예년보다 크게 늦어지거나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북자치도는 올 신학기를 맞아 학교와 유치원 급식소 343곳을 대상으로 합동점검을 벌인 이후, 대규모 집단급식소에 대한 전수 점검이나 사후관리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 선거운동 기간과 겹치면서 공무원들의 현장 출장 기피와 지도·감독 소홀이 겹친 탓이다. 그사이 기온은 급격히 올랐고, 면역력이 취약한 도내 어린이집, 노인복지시설, 그리고 농번기를 맞아 마을 단위로 운영되는 공동급식소들은 식중독 예방 사각지대로 노출되었다. 더욱이 초여름은 쯔쯔가무시증을 유발하는 털진드기 유충이 활동을 시작하고, 일본뇌염 매개 모기가 본격적으로 증식하는 시기여서 축사 주변이나 하천가, 도심 웅덩이 등에 대한 대대적인 방역 소독이 시급하지만, 지자체장 교체기를 앞두고 기획 단계에서 멈춰 서 있다. 예산 집행은 미뤄지고, 실무진들은 7월 정기 인사를 앞두고 서류 뭉치만 만지는 실정이다.
선거는 끝났고 정치의 시간은 지나갔다. 연임된 단체장이든 새로 군정과 도정을 맡을 인수위든, 지선 후유증에 취해 방역 골든타임을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행정당국은 즉각 공직사회의 느슨해진 고삐를 죄어 도내 단체 급식소에 대한 긴급 위생점검에 착수하고, 14개 시·군의 초여름 방역망을 촘촘하게 재가동하라. 한 표를 호소하며 부르짖던 ‘민생 우선’이 거짓이 아니라면, 밥상 안전과 감염병 차단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책무부터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