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 “만 18세 미만만 가능”⋯전주에 설치된 특별한 투표소

전북청소년참정권운동본부, 도내 6개 시·군서 모의 투표 일반 투표소와 운영 동일⋯"청소년과 가까이 소통했으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전주 중앙살림광장 앞에 설치된 청소년 모의 투표 현장 투표소에 찾은 청소년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박현우 기자

“이 투표소는 만 18세 미만만 참여 가능합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 투표일인 3일 오전 11시 전주 중앙살림광장(중앙교회 앞)에 특별한 투표소가 문을 열었다. 3개의 기표소 옆으로 본인 확인·선거인 명부 대조, 투표용지 수령 부스가 설치됐다. 

언뜻 보기엔 일반 투표소와 다를 바 없는 이곳은 청소년 모의 투표 현장이다.

이 활동은 인후청소년센터(전주YMCA) 등 전북 40여 개 청소년·시민 단체와 청소년 수련 시설로 구성된 전북청소년참정권운동본부가 운영했다. 

이날 전주를 포함해 군산·익산시, 순창·진안·장수군 등 6개 시·군 10곳에서 모의 투표가 진행됐다. 청소년모의투표운동본부(한국YMCA전국연맹·전국청소년YMCA대표자회의·한국청소년정책연대)의 주관 아래 전국 곳곳에서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전주 중앙살림광장 앞에 설치된 청소년 모의 투표 현장 투표소에 찾은 청소년이 투표함에 용지를 넣고 있다. 박현우 기자

투표 참여 조건은 실제 선거와 정반대인 만 18세 미만 청소년이다. 옆구리에 축구공을 끼고, 자전거를 타고 나온 청소년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조심스레 접근했다.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본인 확인을 마친 뒤 전북도지사·교육감, 전주시장 후보의 이름이 적힌 투표용지 3장을 받아 들고 기표소로 향했다.

대부분 처음 해 보는 경험에 기표소 입구를 헤매거나 둘이 들어가도 되느냐고 묻는 귀여운 해프닝이 벌어졌다. 

거리를 지나던 성인 유권자들은 ‘청소년 모의 투표소’ 플래카드를 보며 기특하다는 듯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생애 첫 투표를 하고 나온 중학교 1학년 이혜린(13) 양은 “평소 투표해 보고 싶었는데, 너무 신기하다. 마치 어른이 된 것 같다”면서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전북청소년참정권운동본부 청소년 대표로 활동 중인 고등학교 2학년 김지오(17) 양은 벌써 세 번째 청소년 모의 투표를 치르고 있다.

김 양은 “할 때마다 내가 사회에서 인정받는다는 느낌이 든다. 세상에 목소리를 낼 수 있어 기쁘다”면서 “개표 결과가 어떻든 청소년과 보다 더 가깝게 이야기하고 소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소년뿐 아니라 학부모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모두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만족해 하는 모습이었다.

투표하는 아이를 기다리던 아빠 이희범(36) 씨는 “아까 차 타고 지나가다가 보고, 투표하러 왔다”면서 “어릴 때부터 투표를 직접 해 봐야 본인 의견을 당당히 표현하고, 정보에도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꼭 필요한 교육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