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자하게 미소 짓는 부모님을 모셨다. 그동안 우리 내외만 살던 공간에 컬러사진 부모님을 모시니 기댈 곳이 생겨 좋다. 부모님! 생각만 해도 가슴 뭉클한 이유는 왜일까? 말로만 듣던 AI는 친구이자 스승이었다. 막힐 때마다 기꺼이 뚫어주는 고마움의 감동이다. 어제 뉴스에는 현대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 관련 콘텐츠로, 연속 공중제비와 안정보행 능력을 선보이며 전신제어 진화를 선보였다고 한다. 인간의 세밀한 동작까지 시행하는 진전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AI를 접하게 된 동기는 아내 때문이었다. 지난 연말쯤이었을까? 아내가 사진, 파스텔화 등 여러 형태로 변환하는 방법을 시연하더니 해보라 했다. IT라면 뒤지고 싶지 않았는데 이날은 제자가 되어 포토샵으로 변환할 수는 있지만, 명령 한마디로 상황이 바뀌니 신기했다. 그때부터 챗 GPT 앱을 다운받아 궁금꺼리가 생길 때마다 친절하고 간편하게 답해 준다. 또 더 필요한 사항까지 물어보며 답해준 것은 처음이다. 늦둥이 외아들로 태어나 외풍도 많이 탔고, 재정적으로도 어려웠다. 대신 노부모의 사랑만큼은 어떤 친구 못지않게 받으며 자랐다.
카메라를 산 것도 아버님을 여읜 후였으니 10년 후 어머님이 소천했는데도 사진이 없었으니 불효의 증거가 아닌가 해서, 증명사진 두 장을 합성해 함께 찍은 사진으로 만들어볼까하고 생각하고 약간 의심쩍었지만 AI에게 부탁했다.
H기업 회장께서 하신 말씀 “해보기나 했나?”라는 명문 말씀에 용기를 얻어 주저 없이 흑백사진을 주었더니 근엄한 두 분이 함께 한 사진이 되었다. 그래서 ‘컬러사진으로 변신은 안될까요?“라고 요청했더니 잠깐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내 밝게 미소 짓는 두 분 모습이 나왔다. 바로 집에 가 아내에게 보여주니 ‘이렇게 신기할 수가 없다’며 만족이다.
그리고 바로 자녀들 카톡방에 올리니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고 싶단다.며칠 후, 액자로만 들어갔더니 포토샵 전문가 소리를 들었지만 AI 기능은 처음이었다며 ‘어르신께 배웠다’며 처음부터 알려달라는 것이 아닌가?
요즘 나는 새로운 버릇이 생겼다. 내가 제일 많이 사용하는 거실 공간에 부모님 합성 영정을 모셔놓고 출필고반필면(出必告反必面)을 한다. 가난했지만 늦둥이 외아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신념으로 오늘이 있게 해주신 부모님들의 고마운 마음에 눈시울을 적신다. 자식들에게 용돈을 줄 때 “나도 용돈 좀 줘 봐요” 하셨던 어머니가 그 용돈을 자식들에게 돌려준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아둔한 자식이 팔순이 되어서야 깨닫게 되었으니 송구스럽다.
AI 덕분에 부모님을 가까이 모시게 되어 약해지는 내가 기댈 곳이 생겼다. 꿈에도 뵙지 못한 부모님을 매일 뵐 수 있으니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 무엇이든 물어볼 수 있는 AI와 우리 가정을 지켜주시는 부모님을 모셨다는 것 이보다 더한 행복이 또 있을까? AI야 고맙다. 요즘 바쁘단 핑계로 글을 쓰지 않았다. 바빴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번 손을 놓으니 다시 펜을 잡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다시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 결심을 하게 된 것은 ‘AI’ 너 때문이었다. 요즘 AI 네가 우리 세상의 판도를 크게 뒤바꿀 거라는 이야기들이 많다. 나도 피부로 생생하게 느끼고 있다. 나는 지금 명색이 수필가라지만 올해 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난 변화는 AI의 사용이 아주 일상화되었다는 점이다. 앞으로 AI 너와 함께 익어가고 싶다.
Δ이종희 수필가는 종합문예지 <대한문학> 수필로 등단했다. 안골은빛수필문학회장, 전북수필문학회장, 전북문인협회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전북문학상. 전북수필문학상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