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북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6·3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김관영 지사까지 가세하면서 ‘전북발 당권 파장’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차기 당권 경쟁은 연임에 도전하는 정청래 현 대표와 김민석 전 국무총리, 최근 인천 연수갑 보궐선거로 생환한 송영길 전 대표 간 3파전으로 좁혀지는 기류다. 유력 주자들의 전초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전북 정치권이 당권 투쟁의 대리전 양상을 띠며 전면에 나섰다.
포문은 이성윤 최고위원이 열었다. 이 최고위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송 전 대표를 정조준했다. 그는 지선 당시 송 전 대표가 ‘김관영도 결국 민주당 사람, 이재명 대통령이 선택한 인물’이라며 무소속 김 후보를 사실상 옹호한 점을 거론, “현직 정치인의 금품살포 행위가 용납되는가”라고 직격했다. 이어 “당 대표로서 광역단체장 후보의 금품살포를 마주했다면 지금처럼 말할 수 있었겠나”라며 “선당후사한다면 당원들께 사과하라”고 맹폭을 가했다.
윤준병 전북도당위원장 역시 8일 송 전 대표를 향해 “지선이라는 엄중한 전쟁 시기에 무소속 김관영 도지사 후보 구하기에 나선 것은 이적행위이자 해당행위”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당 대표 출마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표출한 것이다. 윤 위원장의 칼끝은 정 대표에게도 향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 패배 책임론을 꺼내 들며 “전북 도민 모두가 정청래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연임론에 견제구를 날렸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를 2년 뒤 차기 총선 공천을 염두에 둔 ‘독자 세력화’ 행보로 풀이한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최고위원과 윤 위원장 모두 이번 지선에서 ‘친청계(친정청래)’ 이원택 전북지사 당선인을 지원한 우군이었다는 점이다. 승리 직후 두 사람의 행보는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이 최고위원이 송 전 대표 때리기로 정 대표의 연임을 우회 지원하는 반면, 윤 위원장은 당권 유력 주자 양측 모두에 각을 세우며 ‘독자 노선’을 개척하는 형국이다.
낙선한 김관영 지사도 연일 정 대표를 흔들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선거 이튿날(4일) SNS에 “이번 선거는 전북도민과 정청래 지도부의 대결”이라며 “골리앗 같은 중앙당 조직에 맞서 도민들이 42% 득표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적었다. 자신의 득표율을 ‘전북의 자존심’이자 ‘정청래 세력에 대한 심판’으로 치환하며 앙금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김 지사가 낙선에도 불구하고 당내 세력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당내 파열음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송 전 대표 역시 선거 직후 “당 대표가 모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정 대표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나섰다. 김민석·송영길·정청래 3파전으로 압축된 8월 전당대회 레이스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전북이 민주당 권력 투쟁의 핵심 진원지로 급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