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거 이후 정가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유감을 표명하며 국정조사와 합동수사를 촉구한 데 이어 여야 정치권 일각에서는 재선거 필요성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8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재선거 요구를 ‘정치쇼’로 보는 시각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그렇게 말하는 분들은 국회나 SNS 뒤에 숨지 말고 올림픽공원에서 밤새 재선거를 외치는 시민들 앞에서 직접 말해보라”며 “국정조사보다 특검이 우선이고, 특검보다 재선거가 먼저”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참정권을 침해받은 국민들이 ‘내 투표권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국회가 법적 판단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이번 사태에 어떤 정치적 책임을 질 것인지 답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재선거론에 힘을 실었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잃어버린 참정권을 되찾아 달라는 것”이라고 했고, 김민수 최고위원도 “오염되고 왜곡된 선거는 다시 치러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원·조광한 최고위원도 선거소청 등 법적 조치와 사전투표 제도 개선 필요성을 거론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문제 지역에 한정한 재선거 주장이 나왔다. 최민희 의원은 “투표용지가 문제 된 지역만 재선거하자”고 했고, 박선원 의원도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는 서울, 경남, 대구 재선거와 선관위 국정조사를 둘 다 하자”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SNS를 통해 “국민의 참정권은 어떤 이유로도 제한되거나 침해돼서는 안 되는 헌법적 권리”라며 “이번 사태는 국민주권의 근간을 훼손한 중대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에는 국정조사 추진을, 정부에는 검찰과 경찰이 참여하는 합동수사본부 구성을 지시했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실제 재선거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나 유권자는 선거무효소송 또는 당선무효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 수가 선거 결과를 바꿀 정도였는지를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관위 책임론을 넘어 국정조사, 특검, 재선거 논의로 확산하면서 선거관리 제도 전반에 대한 정치권 논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사전투표 폐지 또는 개편, 선거 감찰관제 도입 등 제도 개선 논의 역시 이번 사태의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