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회 배정을 놓고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 여야 간, 당내 의원들 간 상임위 쟁탈이 벌어지는 시점이다. 여야 상임위 배정이 임박해 있고 국회의원들의 사전 의견조율이 진행되고 있다.
상임위는 국회 전문 분야 별로 만든 위원회 조직이다. 정부 또는 국회의원이 제출한 법안을 심사하고 소관 부처에 속하는 의안이나 청원을 심사하기 위해 상설 운영되는 곳이다.
상임위 배정을 놓고 힘겨루기가 벌어지는 것은 그 권한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소관 부처나 자치단체의 업무 전반을 보고 받고 정책 집행이나 국정감사, 예산 편성 및 심사 등 노른자위 권한을 행사하는 이른바 1차 관문이 상임위다. 때문에 해당 부처로서는 협력자일 수도 있고 저승사자가 될 수도 있다.
이렇듯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곳이 국회 상임위일진대 지역구 국회의원이 배정되지 못한 상임위 업무는 정보나 예산, 정책방향 등에서 뻥뻥 뚫릴 수도 있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상임위 배정은 정치권의 전략적 대상이다. 과거 대구와 경북 국회의원들의 전략은 타산지석이다. 지역 좌장 격의 국회의원이 조찬 간담회를 소집, 상임위 배정 원칙을 주도한다. 가급적 중복되지 않도록 상임위를 배정하는 것이 제1원칙이고 중복될 경우 선수(選數)가 낮은 국회의원에게 우선 배정권을 준다. 선수가 높은 국회의원은 선호하지 않는 상임위를 감내한다. 이른바 정의론의 대가 롤스 교수의 ‘차등의 원칙’이다.
이 원칙은 전북 같은 국회의원 숫자가 적은 지역이야말로 적용돼야 마땅한 전략이다. 전북은 국회의원 숫자가 10명 밖에 안된다. 국회 17개의 상임위를 커버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 커다란 현안이 발생해도 비빌 언덕이 없어 무방비 상태일 때가 많다.
하물며 국회의원 3명이 농해수위 한 곳에 쏠리는 어처구니 없는 때도 있었다. 농어업 비중이 많은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하다 보니 관련 상임위를 선호해서 생기는 일이다. 이런 비효율이 없다. 정치 경력이 많은 지역 내 국회의원의 직무유기이고, 조율 조정능력이 없는 정치권의 한계다.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된다. 오는 7월 1일이면 민선 9기가 출범한다. 지역의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많고 여러 정책과제와 공약들이 부지기수이다. 의욕이 큰 만큼 성과도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동력이 뒷받침돼야 하고 그 동력은 후반기 원(院) 구성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원 구성은 효율적인 상임위 배정이고 ‘1상임위 1국회의원’ 배정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국토교통, 과학기술, 교육, 정보통신, 문화체육관광, 산업통상, 기후에너지환경, 농축산식품해양, 보건복지 등 모두 중요한 분야다. 특정 상임위 쏠림이 반복돼서 우리 지역의 중요한 현안들이 방치되거나 홀대 받아서는 안된다. 상임위의 고른 배분은 전북 정치권의 경쟁력이 될 수도 있다.
이재명 정부는 균형발전, 지역주도성장을 국정과제로 내걸었다. 하반기엔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이 가시화된다. 지난 2월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9조원 투자를 약속했다. 에너지정책은 인공지능과 국가데이터센터, 피지컬AI 생태계를 움직일 핵심이다.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것이다. 이런 현안들의 해법 역시 국회 상임위에서부터 출발한다.
전북의 시대정신은 대전환, 대도약이다. 이재명 정부는 전북이 대도약할 절호의 기회이지만 그 기회가 저절로 오지는 않는다. 결국엔 전북의 정치역량에 달린 문제다. 현안이 잘 굴러갈 수 있도록 국회의원들이 원팀에 돼서 철저히 뒷받침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