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전주 초라한 주차] (상) "노는 땅이 없다"⋯건물에 갇힌 웨딩의거리

구도심 도로 폭 좁고 굽이진 데다 건물 빽빽 평면 주차장 물리·경제적 특성상 조성 어려워 시 “주차난 공감”⋯이렇다 할 뾰족한 수 없어

전주의 밤이 화려해지고 있다. 전주시가 최근 야간 콘텐츠를 잇따라 선보이며 머물다 가는 전주 만들기에 사활을 걸었다. 한옥마을부터 전라감영, 덕진공원까지 전주 전역이 하나의 관광 벨트가 되면서 그 중심에 있는 구도심도 인기다. 반면 화려한 콘텐츠에 가려진 주차난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차 세울 곳이 없어 구도심에서 공회전하며 강제 체류하는가하면 관광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본지는 물리적 확장이 불가능한 구도심 주차 잔혹사의 실태와 대안을 두 차례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13일 오전 10시께 찾은 전주 웨딩거리 일대에 불법 주정차 즉시 단속중 안내문 등이 걸려 있다./김문경 기자

최근 수천 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것으로 알려진 전주 웨딩의 거리가 만성 주차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구도심 특성상 별도 주차장을 조성할 만큼 여유가 없는 탓에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17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웨딩의 거리는 한옥마을·전라감영과 인접해 있고, 바둑기사 이창호 국수의 생가 등 명소도 있어 주말이면 3000~4000명에 달하는 방문객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방문객 수를 따라가지 못하는 주차 공간이다. 방문객 수는 늘었지만, 정작 주차 불편에 상점을 찾는 고객들은 줄어드는 모순적인 상황에 이르렀다.

인근에 마땅한 주차 공간이 없을뿐더러 곳곳에 설치된 주정차 단속 카메라와 교통 위반 차량을 신고하는 카파라치도 있어 임시 주차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보통 전주시 일반 노외 주차장을 조성할 경우, 주차 1면당 부지 매입비를 포함해 평균 4000만 원에서 8500만 원까지 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10면을 조성한다고 가정하면 최소 4억 원, 최대 8억 5000만 원까지 달한다.

부지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순수 공사비만 해도 1000만 원에서 1500만 원이 소요된다.

여기에 구도심 특성상 물리적인 한계까지 겹쳐 뾰족한 수가 없다. 

웨딩의 거리를 비롯한 구도심은 대부분 오래전 조성돼 도로 폭이 좁고 살짝 굽이진 데다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즉, 주차장을 지을 물리적 공간 자체가 없다.

결국 거리 특수성·예산 등 복합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일반적인 평면 주차장 조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에 지난해 웨딩거리상점가 상인회 요청으로 논의된 노상 포켓 주차장 건립 또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주차장은 도로의 일부 유휴 공간을 활용해 자동차 1대가 들어갈 공간에 주차장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당시 교통영향평가심의위원회에서 비좁은 거리에 주차장이 생길 경우 발생할 주차 혼잡, 소방차 등 긴급 자동차 진입 복잡 등이 우려된다고 판단해 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도심 특성상 안전·규제 등 여러 걸림돌이 많은 것이다.

만약 조성이 된다고 해도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상점 출입구 앞에 조성할 수 없다는 점까지 생각하면 근본적인 주차난 문제를 해소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주시 내 다른 포켓 주차장처럼 무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게 될 경우 주차장 조성 및 시스템 구축 비용 등을 포함해 1면당 3000~4000만 원 정도 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시 역시 주차난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만, 이러한 물리·재정적 한계에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주차장이 부족한 데는 공감하고 있다”며 “올해는 예산 문제로 추가 검토가 쉽지 않을 듯하다. 만약 (노상 포켓 주차장 건립) 교통영향평가를 다시 한다고 해도 일부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땅과 토지주의 의지가 있다면 (신시가지 등 상가 밀집 지역에 무료 주차 공간을 제공하는) 공한지 주차장을 조성할 수 있지만, 노는 땅이 없으니 할 수 없다. 있어도 구도심은 이미 토지주가 사설 주차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구시가지(구도심) 전체적으로 상황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