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9일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선거관리위원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선관위 문제는 참 황당하다”며 “필요하다면 선관위에 관한 원포인트 개헌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유럽 순방 및 G7 정상회의 성과 설명 기자회견에서 “헌법이 정한 독립기관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통제와 감시, 견제를 받지 않는 구조가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가장 공정한 대법관이 맡아 가장 공정하게 운영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외부 감시와 견제가 가능한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헌법상 독립기관 구조 때문에 법률 개정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필요하다면 대통령이 발의하는 한이 있더라도 원포인트 개헌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권 논의를 지켜보며 정부 입장을 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한 청년 분노 시위에 대해서는 “기성세대보다 공정과 정의에 대한 의식이 더 강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불법적 행위에 대해선 “참정권 확보를 위한 시위는 보호해야 하지만 허위 사실 유포나 출입자 봉쇄, 소지품 검색 등은 용납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거진 이른바 ‘명청 대결’과 관련해서는 당내 갈등 자제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진영 안에서는 경쟁을 해야지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며 “원수 싸우듯 하지 말고 사실에 기초해 합리적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없는 사실을 만들어 상대를 공격하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과열 양상을 경계했다.
당청 관계에 대해서도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같은 요소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갈등보다 통합과 협력을 강조했다.
여야 정치권을 향해서는 정쟁 중단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는 경쟁이어야지 전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은 민생을 걱정하는데 정치권은 싸움에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공격과 혐오 정치가 국민 피로감을 키우고 있다며 생산적 경쟁과 협치를 주문했다.
지방선거 이후 국정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선거 전후 국정 운영은 달라진 것이 없지만 국민 평가가 달라졌다면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무한 책임을 지고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먹고살기 힘든데 정치권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지지율 하락의 주 원인의 하나로 정치권의 정쟁을 지목했다.
집권 2년 차를 맞아 개각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이 국가 시스템을 정비하는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정책을 본격 추진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국정 단계에 맞는 인적 구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개각 시기와 대상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 보완수사권 논란과 관련해서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은 필요하지만 보완수사권 문제는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며 “국회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판단하도록 맡겼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의견 수렴과 장단점 검토, 부작용 보완 대책까지 종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유럽 순방 및 G7 정상회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한반도 평화 외교를 이번 순방의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G7 정상회의 만찬에서 90분 넘게 북핵 문제와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다며 “한반도 문제는 미국이 핵심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북미 대화 재개와 단계적 비핵화 접근의 필요성을 설명했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북한 문제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일률적으로 처리가 불가능 하다. 북한은 핵 무기나 핵 폭탄을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계속 생산해내고 있고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도 마지막 개발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원론적 얘기를 하면 접근이 불가능하니, 단계별로 목표를 나눠서 접근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교황과의 면담에서는 한반도 평화 정착 방안과 북한 방문 가능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교황께 내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 청년대회를 계기로 방한을 요청했고, 방한 계기에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포함해 가급적이면 북한 방문도 추진해주시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께서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추진해보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