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덕 시인의 ‘풍경’] 부부

안성덕 作

오늘도 나란합니다. 가끔 건너뛰기도 하는 아침 산책길에 어김없는 것을 보면, 필시 하루도 거르지 않는 게 분명합니다. 두어 걸음 앞선 오랜 신부는 초여름 햇살로 통통 튀고요. 어디 불편한가요? 지팡이를 든 오랜 신랑은 아침 햇살에 그림자로 종종거립니다.

지아비 夫(부)에 지어미 婦(부) 부부의 십 리 산책길, 삼천 징검다리 옆 한창인 자귀 꽃을 지나왔을 것입니다. 지금은 먼 옛날 두 사람을 하나로 엮어준 동심결(同心結), 청실홍실 양 끝을 나눠 쥐고 아내는 앞장서고 남편은 뒤따릅니다. 한 쌍 기러기네요.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먼 길을 오신 것입니다. 어제는 앞선 아내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었지요. “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걸음을 옮”겼습니다. 함민복 시인이 주례사로 읊었다는 시 속의 주인공이었습니다. 서로의 앞과 뒤를 살피는 동행, 평생 꽃길이겠지요. 저 오랜 부부 오늘도 꽃 속에 들어 꽃길을 갑니다. 스포트라이트처럼 아침햇살 쨍하고요. 커튼콜인 양 길옆 꽃들의 박수 환하네요. 몇 걸음 걸어 아내는 분명 뒤돌아 마음 끈을 살피겠지요. 두 분, 비둘기 구구대는 우전교 아래를 지나 손 꼭 잡고 계단을 오르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