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지만 실천 어려운 가르침...신비롭고 교훈적인 이야기 모아
당신은 토끼와 거북이 중 누구 손을 들어줄 것인가?
‘토끼와 거북이’ 우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거북이는 옳다고 생각하고 게으름을 피운 토끼는 그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 보자.
거북이가 자기 길만 가는 동안 토끼는 어쩌면 아파서 꼼짝하지 못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만약 그렇다면 불교의 관점에서 거북이는 남을 돌아볼 줄 모르는 이기적인 존재다.
거북이를 훌륭하게 여기는 사고에 익숙한 현대인들. 일본의 종교평론가 히로 사치야는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하는 현대인들에게는 “거북이처럼 열심히 해!”라는 말보다 “꼭 거북이처럼 할 필요는 없어!”라는 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실제로 불교는 ‘너무 애쓰지 말라’고 가르친다”며 “이를 불교 용어로는 ‘정진’(精進)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표면적 의미만을 주목해 ‘정진’을 노력의 의미로만 생각한다면, ‘느긋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정진하라는 불교의 가르침은 놓칠 수 밖에 없다.
‘토끼와 거북이’ 우화처럼 ‘불교우화’에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이야기가 많다.
히로 사치야가 펴낸 「삶의 지혜를 전하는 불교우화」(행간풍경)는 불교의 가르침이며, 또한 종교적 색채를 넘어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혜들이다.
1부 ‘이솝우화보다 재미있는 석가모니의 전생 이야기’에서는 부처가 전생에 어떤 동물로 태어나 어떤 삶을 영위했을지를 상상한 경전 ‘자타카 이야기’에서 발췌한 18개의 이야기다. 2부 ‘불교의 눈으로 바라 보는 세상살이 이야기’는 ‘법화경’과 ‘백유경’ 등 다양한 불교 경전에 나오는 우화 14개를 소개했다.
산불이 났는데도 상처를 입으며 불을 끄는 작은 새. “내가 불을 끌 수 있을지 없을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 다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야.”라고 말하는 작은 새를 보며, 불교에서는 세상에서 말하는 ‘단념’과는 다른 ‘포기’의 가치를 말한다. 코만 아름다운 여자의 코를 아름답지만 코만 못생긴 아내에게 주려는 남자를 두고서는 비교하지 말라는, 단순하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가르침을 전한다.
2500년 이상 지속되어온 불교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만큼 불교우화 역시 수없이 많이 생겨났다. 처음에는 불교의 가르침이었지만 잘못된 해석이 덧붙여지고 어느새 불교의 가르침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변질된 것들도 있지만, 불교에 스민 신비롭고 교훈적인 이야기들은 다른 생명에 대한 존중과 단념하는 지혜를 보여준다.
“불교의 실천이란 어떤 의미에서는 ‘부처님 놀이’라고 할 수 있다”는 히로 사치야. 그는 “부처님의 흉내를 내고 만약 부처가 나였다면 지금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할까 고민하는 것이 불교의 수행”이라고 말한다.
1936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도쿄대학 대학원 인문과학연구소 인도철학전공 박사과정을 수료, 기쇼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종교적 신앙을 기피하는 일본에 종교문화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불교와 대중의 친밀감을 넓히기 위해 꾸준히 활동해 왔다. 현재 만다라회 회장을 맡고있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