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일지'...이원철 소리문화전당 예술사업부장
살아오면서 책은 나에게 인생의 동반자로서 많은 지침과 길잡이 역할을 했는데, 만일 책이 없었다면 나 같이 무식하고 아둔한 이는 아마 사회생활을 정상적으로 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초등학교 때 동화책을 읽으며 해학과 삶의 여유란 게 이런 것이구나! 느낄 수 있었고, 중·고등학교 때 읽은 고전이 갖는 깊이로 바른 이성(理性)과 감정의 적절한 조화를 꾀할 수 있었다.
특히 대학 생활 중 읽은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白凡逸志)는 향후 내가 사회생활을 하는데 내 삶의 자세와 어려운 상황들을 판단하고 돌파하는데 큰 보탬이 됐다.
백범의 어린시절, 학문연마, 종교관, 청년기-의병, 치아포 사건, 사형수 생활, 탈옥, 방랑생활, 임정시절, 이봉창-윤봉길의거, 중경 임정시절, 해방 전후의 모습, 귀환 후의 모습을 통해서 한국 현대사에서 백범처럼 드라마틱하게 살다간 분도 없는 듯 싶다.
「백범일지」의 상권은 상해 임시정부 청사에서 기술한 것으로 그의 자녀들에게 남기려는 의도가 중심이다. 개인의 성장과 활동에 초점이 맞춰진데 비해, 하권은 임시정부 활동을 비롯 민족의 독립운동에 대한 경륜, 소감을 동포에게 알리고자 썼다는 차이점이 있다. 물론 상·하권 모두 백범 선생의 일생이자 겨레와 나라를 위한 삶의 기록이다.
백범의 뜻은 대수롭지 않고 평범하더란 뜻이다. 「백범일지」에서 ‘일지(逸志)’의 한자 표기는 세속을 벗어난 고결함을 의미한다. 즉, 「백범일지」는 대수롭지 아니하고 평범한 사람이 기록한 책으로 세속을 벗어난 고결한 뜻을 담고 있다. 선생은 ‘몽우리 돌’로 불려지기를 좋아했다. 백범은 진정한 교육자의 사표였으며 문화로 세상에서 우리 민족을 드높일 수 있다고 했다. “내 나이 70이 넘었으니 직접 국민교육에 종사할 시일이 넉넉지 못하거니와, 나는 천하의 교육가와 남녀 학도들이 한 번 크게 마음을 고쳐먹기를 빌지 아니 할 수 없다.”고 「백범일지」는 끝을 맺는다.
「백범일지」를 통해 선생은 왜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 되려고 했으며, 그것을 평생을 통해 실천하려고 하였는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요즘처럼 대선 주자들이 우후죽순처럼 나타날 때 백범은 바른 지도자의 모습은 어떤 상이라 이야기할까?
백범의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통일을 염원한다면 통일도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너도 나도 마음 좋은 사람을 평생 실천한 ‘몽우리 돌’의 고결한 뜻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함을 일깨워 주었으며, 선생의 겨레 사랑과 나라 사랑의 근간인 민족애가 바탕이 될 때 비로소 통일은 한걸음 앞당겨 질 것이다. 올해도 계속되는 뙤약볕을 피해 중학생 딸아이와 같이 「백범일지」를 읽으며 여름을 쉽게 났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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